기술도입선 변화심해 기술이전 겉돈다

국내산전업체들이 교통관련 SOC(사회간접자본)분야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가운데 지하철.도로교통관제시스템등 관련기술을 외국업체로부터 도입하고 있으나 기술도입선의 잦은 변경으로 체계적인 기술이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못하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현대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산전 4사는 교통난 해소책의 하나로 지하철관련설비.도로교통관제시스템등 SOC부문의 수요증가와 관련、 외국업체들과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기술제휴가 정부의 조달물자 입찰에 대비하기 위한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하는 입찰조건에 따라 동일한 기술분야 조차 국내업체들의 기술제휴선이 뒤바뀌고 있는가 하면 기술이전에 따른 독자적인 기술확보보다 는 외국업체들의 대행사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업체들이 자체적인 기술개발 노력없이 관련 기술을 외국 업체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다 기술을 제공하는 외국업체들 역시 제 휴선을 사안별로 조건이 좋은 국내업체들을 제휴선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산전의 경우 지하철 신호설비 관련기술의 경우 1, 2차 경부선 철도신호부문에 참여하면서 미GRS사를 기술 제휴선으로 삼았으나 서울 지하철 7, 8호선 의 경우 미유니온시그널&스위치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지난 4월 수주한 부산 지하철 2호선 신호설비의 경우 스웨덴 ABB시 그널사와 기술제휴、 설비공급에 나서고 있다.

또 현대전자는 대구지하철 신호설비부문을 LG산전이 기술제휴관계를 맺었던미GRS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수주에 성공했으며 부산지하철 2호선 역시 LG산 전이 서울 7, 8호선의 신호설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미유니온시그널 & 스 위치사와 대구지하철 신호설비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전자는 특히 고속도로 교통관제시스템을 한국도로공사에 공급하면서 가 델칸사와 기술도입을 체결했으나 기술을 이전받기보다는 시스템을 그대로 수입.시공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공식기술사용료 이외에 별도의 대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하철 신호설비 입찰에 적극 참여하면서 독지멘스사를 기술제휴선으로 하고 있으나 기술이전보다는 지멘 스사로부터 핵심부품 등을 수입、 지멘스사의 입찰 참여비중이 70%선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며 대우전자 역시 대구지하철 역무자동화 부문에 일도시바 사와 기술제휴방식으로 공급업체로 선정됐으나 도시바사의 기술이전은 미미 한 실정이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관행은 기술제휴로 인한 체계적인 기술이전보다는 기술 사용료 인상 등 부작용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국내 수요가 적다는 이유를 들어 적극적인 독자 기술 확보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 설비공급권 확보에 가장 유리한 외국업체를 제휴선으로 삼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고 말하고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기술이전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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