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 '대선 정국' 돌입했다

여, 미디어부·주택부 등 신설 제시
지식재산처 세워 지재권 통합관리
야, 과학기술과 방송 분야 분리
규제 대폭 풀어 시장 자유도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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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차기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시작됐다. 여권에서는 미디어부, 주택부, 기후에너지부 등 산업 변화와 국가 경쟁력 향상을 감안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야당도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는 분산돼 있는 미디어정책을 하나로 묶어 낼 가칭 '미디어부' 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신설을 제안했다. 정부조직법 상 미디어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부처 입장차로 그동안 미디어정책의 균형성 훼손, 일관된 정책 수행의 어려움 등 지적이 많았다. 방송과 통신 융합으로 표현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역시 통신인지 방송인지 논란거리이다.

미디어특위는 방송사업자의 허가·재허가, 승인, 시정조치, 처벌 등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토록 하고 '미디어부'를 따로 만들어서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진흥 및 규제 감독 기관을 통합하자는 복안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당내 안정상 국회 수석전문위원 등은 '미디어정책 통합 전담기구 설치'를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의 미디어부와 유사한 형태인 '과학기술'과 '방송' 분야를 분리하는 방향의 거버넌스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대폭 규제 완화 목소리가 나온다. 전통 공중파 방송은 물론 신규 분야인 미디어 콘텐츠 전반에 대한 규제를 풀어서 방송 시장 자유도를 높이자는 게 핵심이다. 당 일각에서는 방송 허가는 기존 지상파와 라디오에 한정하고, 종편방송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허가 제도를 간소화하면서 언론 검열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과거와 달리 기술 발달로 방송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등장하는 만큼 기존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일 “방송은 검열과 심의보다는 분쟁조정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 “방송 분야 전문 조직이 구성되면 이를 담당하는 기존 정부 부처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특허권 등 4차 산업혁명 전개에 맞춘 거버넌스 구상도 거론된다. 지식재산처 등이 대표적이다. 대선 주자로는 정세균 전 총리가 가장 먼저 의견을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지식재산처 신설을 주장했다. 현재 특허청, 문체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흩어져 있는 지식재산권 관리기능을 통합하자는 내용이다.

세부 조직 개편 구상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주택지역개발부(주택부)·기후에너지부·지식재산처·미래전략데이터처 신설을 골자로 정부조직 개편을 제안했다. 국토교통부에서 교통과 물류를 분리하고, 주택 문제는 전담할 주택부를 신설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서 에너지 및 기후변화 업무를 떼어내 기후에너지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특허청을 개편하고 다른 부처의 지식재산 업무를 합친 지식재산처를 총리 직속으로 두며, 행정안전부 등 통계 및 데이터 업무를 통합하는 미래전략데이터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용 거버넌스 체계의 필요성도 나온다. 산업부나 환경부 등은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양 부처 분위기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 부정적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목적이라면 지난달 29일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의 역할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기후변화에 대비해 탄소중립 전략을 마련하는 기후 분야와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에너지 분야를 묶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 분야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은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 공약인 국가교육위원회의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가교육위는 애초 중장기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초당적 기구로 구상됐지만 지난달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서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규정됐다. 국가교육위가 상임위를 통과한 원안대로 설치되면 정권 말에 출범해 새로운 교육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게 된다. 여당이 재집권하면 국가교육위-교육부-교육청 체계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이나 교원 수급 정책과 같은 핵심 정책은 국가교육위가 심의하고, 교육부는 대학과 평생교육 지원을 위한 정책을 집행한다. 교육청은 초·중등 교육을 총괄하는 구조다. 야당이 집권하면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 논의 현황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 '대선 정국' 돌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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