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호황일수록 겸손” vs 노태문 “원가 파고 넘자”…창립 57주년 메시지

삼성전자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 수장이 창립 57주년을 맞아 메시지를 내놨다. 전영현 DS부문장(대표)은 역대 최대 실적 속에서도 자만을 경계했다. 노태문 DX부문장(대표)은 부품 가격 상승에 맞선 원가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AI발 반도체 호황이 두 부문에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는 11월 1일 창립 57주년을 맞는다.

전 대표는 기념사에서 AI 시장 성장과 반도체 수요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은 성과를 자축하기보다 우리의 현실 및 경쟁력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초격차는 구호가 아니라 고객이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과 품질로 증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변화에 선제 대응할 기술·제품 준비와 수율 향상도 과제로 꼽았다.

전 대표는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공급사 협상력이 커진 상황에서 고객 신뢰를 장기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계 구축도 첫 과제로 제시했다.

고객·기술·협업·실행·윤리 등 5대 가치 기반의 일하는 방식 혁신과 협력사 상생, 준법도 함께 주문했다. 젊은 인재가 세계 최고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Photo Image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26.03.18

노 대표는 AI가 촉발한 산업 변화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기보다 훨씬 빠르고 거세다고 진단했다. 특히 AI발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른 가격 상승을 언급하며 “현재 DX부문이 어려운 경영 여건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했다.

해법으로는 선제적 공급망 센싱과 관리 역량을 높여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바이스는 고객이 AI 서비스를 경험하는 접점”이라며 제품 완성도와 품질 등 기본기 강화도 첫 과제로 꼽았다. 외부 파고를 근원적 경쟁력 확보 기회로 바꿔 업황 호전 시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주문이다.

노 대표는 폴더블, 마이크로 RGB TV, 비스포크 가전에 이을 성공 사례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AI 컴패니언 디바이스, 홈 엔터테인먼트 AI TV, 홈 컴패니언 가전을 제시했다. 로봇·공조·메드텍·전장 등 부문 차원 신사업도 투자를 통해 키운다.

영업·물류 등 8대 업무는 AI에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재설계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AX로 확보한 재원은 고부가가치 업무와 신성장 분야에 재투자한다.

Photo Image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026.01.06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