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발 해킹 위협 속에 일본 대형은행이 한국에서 은행망 보안패치 개발자를 팀 단위로 채용하고 나섰다. 국내 금융권 보안인프라 강화가 시급한 가운데 해외 금융사까지 한국에서 개발자를 찾으면서 핵심 방어 인력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대형은행 한 곳이 한국에서 은행 시스템 보안패치 개발 인력을 모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당 은행이 최근 중급 이상 개발자 10명 이상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며 “사실상 팀 단위 채용에 나선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인력은 외부 침입을 감시하는 보안관제 인력과는 다르다”며 “은행 전산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면서 패치를 적용하고, 거래가 끊기지 않도록 사전 검증과 장애 영향 분석까지 맡는만큼 단기간에 길러내기 어려운 고급 인력”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21~22일 웹사이트 개발에 쓰이는 PHP에서 중대 취약점이 공개되자 정부기관과 금융회사가 잇따라 일부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하고 긴급 패치에 들어간 바 있다. 취약점이 공개되면 곧바로 공격받을 수 있어 은행은 서비스 중단을 감수하고서라도 패치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최근 AI를 활용한 해킹은 글로벌 문제로 대두됐다. 앤트로픽이 개발한 AI 모델 미토스는 기존에 찾기 어려웠던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빠르게 발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금융권은 발빠르게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과 일본은행은 지난 5월 금융회사에 패치 인력을 늘리고 외부 업체의 인력 확보 상황까지 점검하라고 요청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분기에만 외부 인력 약 1000명을 패치 작업에 추가 투입했다.
국내 금융권도 보안 인력 확충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점검 결과에 따르면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점검에서는 130곳이 보안패치, 보안관제 인력·설비 등에서 미흡하다고 보고했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사는 당장 전산망을 방어할 전문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인력 수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핵심 개발자마저 해외로 유출될 경우 시스템 셧다운 등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이 보안체계 재정비에 나선 시점에 해외 대형 금융기관까지 우리 인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며 “금융당국과 업계가 공동으로 보안 인력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IT 개발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 선제적인 충원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