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심사, 성장 잠재력 중심에서 투자자 보호·기업밸류로 변화
“기술 차별성·사업성 객관적 입증해야”
“평가기관과 기업 간 시각차 극복이 관건”
코스닥 시장의 상장심사 기조가 성장 잠재력 중심에서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벤처기업들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력뿐 아니라 상장 이후 매출 지속성과 내부통제 역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기업공개(IPO)의 핵심 요건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이성길 김앤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 스케일업팁스 정책포럼'에서 “과거 코스닥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상장을 적극 지원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심사 기조가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서 약 12년간 상장심사 업무를 담당한 이 전문위원은 “2010년대 이후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상장기업이 크게 늘었지만 2024년부터는 상장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며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일부가 상장 이후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거래소도 우량기업 선별과 부실기업 방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상장심사의 핵심 요소로 '매출 지속성'과 '내부통제'를 꼽았다. 이 전문위원은 “매출 지속성은 상장 이후에도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투자자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고, 내부통제는 조직과 시스템이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갖춰야 상장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출 평가에서는 단순한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과 거래처의 우량성, 고객 다변화, 제품 확장 가능성 등 '매출의 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 역시 법령과 정관, 사내 규정 준수 여부는 물론 최대주주·대표이사와의 거래 및 이사회 의결 절차까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특례상장의 첫 관문인 기술평가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주문했다. 기술의 독창성과 경쟁 기술 대비 차별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문위원은 “기업들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평가기관이나 거래소 입장에서는 미흡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며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고도 평가자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객관적인 설명이 부족해 탈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업이라고 해서 단순히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술적 독창성과 경쟁 우위, 매출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심사 과정에서의 신뢰 확보도 강조했다. 기술평가를 통과하더라도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장기간 검증과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의견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객관적인 근거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전문위원은 “기술특례상장은 단순히 평가등급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자와 심사자가 기업의 경쟁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며 “주관사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술평가부터 거래소 심사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