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민원·분쟁 처리 역량 강화에 나선다. 소비자보호부서 독립성을 높이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최고경영자(CEO) 성과평가에 민원 관련 지표를 반영해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도록 유도한다.
금감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주요 금융회사 150개사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와 인사·조직 담당 임원 등 약 300명을 대상으로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범관행은 금융회사 자체적인 민원 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자율조정 대상은 58.3%, 직원 불친절이나 단순 문의 등은 16.5%였다. 금융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민원까지 집중되면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적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77개사 민원·분쟁 처리체계를 점검한 결과, 전반적인 시스템은 갖췄지만 소비자 접근성과 인력 규모·전문성, 사후관리 등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회신문 표준안을 운영하지 않는 회사는 23개사로 전체의 29.9%였다. 민원 심의위원회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회사는 9개사에 그쳤고, 담당부서에 변호사를 배치한 회사도 4개사뿐이었다. 전체 임직원 대비 민원처리 인력 비중은 2.1% 수준이었다.
대표 핵심성과지표(KPI)에 민원·분쟁 지표를 반영한 회사는 40개사로 51.9%였다. 일부 회사는 지표를 반영하더라도 비중이 0.5% 이하에 그쳐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범관행은 소비자보호부서가 민원처리 의사결정권을 갖고, 중요 민원은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심의·자문체계를 활용하도록 했다. 고객 수와 민원 규모에 맞는 처리인력을 확보하고 변호사·손해사정사 등 전문인력도 배치하도록 제시했다.
소비자 접근성도 개선한다. 콜센터 인원과 통화 대기시간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자체 대기시간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다. 홈페이지와 앱 첫 화면에서 민원접수 창구를 쉽게 찾고 최소한의 클릭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았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는 회신 근거를 포함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진행 상황을 안내하도록 했다. 주요 사례는 분기 또는 반기별로 이사회 등에 보고하고, 상품 개발·판매·사후관리 개선으로 연결하도록 권고했다. 민원 발생에 귀책사유가 있는 임직원·부서에는 책임을 부과하고 예방 노력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금감원은 향후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금융협회와 함께 민원 공시 세부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민원처리 인력 및 독립성 등 금융회사 자체 민원·분쟁 처리 역량 강화에 힘써주시기 바란다”며 경영진 고객 최우선 다짐이 조직 전반의 소비자보호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