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허 무효심판 개시율 39%로 급락…“기술 개발 단계부터 IP 대응해야”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글로벌 IP 전략 세미나 개최
AI·바이오 등 미국 특허 분쟁 대응 전략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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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6 글로벌 IP 전략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의 특허 무효심판(IPR) 개시율이 39%까지 급락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술기업들의 지식재산권(IP) 보호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허 분쟁 발생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설계와 기술 개발 초기부터 특허 침해 위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회장 서주원)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26 글로벌 IP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며 이같이 밝혔다. '스케일업 팁스 기업의 미국 진출, 기술 보호부터 분쟁 대응까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협회 회원사와 스케일업 팁스 기업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9월 열린 글로벌 전략 라운드테이블의 후속 행사로,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분쟁과 기술 보호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글로벌 로펌 모건루이스(Morgan Lewis) 소속 미국 현지 변호사 3명이 연사로 나서 인공지능(AI) 기술 보호, 특허 소송 대응, 바이오 분야 IP 전략 등을 발표했다.

알리 라자이 모건루이스 변호사는 미국 특허청 통계를 인용해 2026 회계연도 7월 말 기준 특허 무효심판 개시율이 39%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한 기업이 상대방 특허의 무효를 주장해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절차에서 패소하면 해당 제품의 미국 수입이 금지될 수 있으며, 고의 침해가 인정되면 손해배상액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자이 변호사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특허 침해 위험을 점검하고 설계 변경 이력을 기록하는 한편, 경고장 수령 시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법률 전문가를 통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AI 기술의 특허 보호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구태웅 변호사는 미국에서 기존 업무에 머신러닝을 단순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특허를 인정받기 어렵지만, AI 모델의 학습 효율 개선 등 구체적인 기술적 진보가 있다면 특허 보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AI 기술의 특허 명세서에 해결하려는 기술적 문제와 개선 효과를 명확히 기재해야 하며, 학습 데이터와 모델, 결과물 등의 특성에 따라 특허·영업비밀·저작권을 조합하는 보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도구를 활용한 선행기술 조사 과정에서도 기밀 유출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 앞서 특허 침해 가능성을 사전 검토하는 FTO(Freedom-to-Operate)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제니스 로건 변호사는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에 따른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이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개발 초기부터 경쟁사 특허를 분석하고 미국 기준에 맞춰 특허 출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미국 변호사의 실질적인 관여 없이 주고받은 자료는 소송 과정에서 비밀유지특권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는 만큼 기업 내부의 자료 관리와 법률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주원 회장은 “미국 특허청의 무효심판 개시율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확보한 미국 특허 역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IP는 더 이상 법무 담당자만의 일이 아니라 기업 대표가 직접 챙겨야 할 핵심 경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허는 등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시장에서 지켜낼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업의 자산이 된다”며 “스케일업 팁스 기업들이 확보한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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