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가스 공급난에 정부 중재 나서…제조 4사·반도체 대기업과 수급 조정 논의

산업부, 중소 충전업계 간담회 이어 이달 제조사·대기업과 협의 추진
민관 비상수급협의체 구성 긍정 검토…연내 출범 가능성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촉발된 산업용 질소가스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가스 제조사와 반도체 대기업을 대상으로 수급 조정에 나선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중재로 산업통상부와 중소 가스충전업계 간 협의가 시작된 데 이어 이달 중 주요 가스 제조사 4곳과 대기업 수요처까지 논의를 확대한다. 산업부가 민관 합동 비상수급협의체 구성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연내 출범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중소 가스충전업계와 간담회를 마련한 데 이어 이달 중 린데코리아, 에어퍼스트, 에어리퀴드코리아,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 주요 가스 제조사 4곳과 반도체 대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물량 조정 및 수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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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옴부즈만

산업부는 업계가 건의한 '민관 합동 비상수급협의체' 구성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협의체는 정부와 가스 제조사, 대기업 수요처, 중소 충전업체가 참여해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 물량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별 업체 차원에서 이뤄졌던 공급물량 확대 요청이 정부 주도의 수급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은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질소가스 공급난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회가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초 중소 충전업체의 질소가스 공급량은 평소보다 70~80% 급감했으며 이달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평소 10톤씩 공급받던 업체들이 2~3톤을 확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중부권 공급난이 심각해 수도권 업체들이 여수·광양·울산 등에서 물량을 조달하면서 물류비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질소가스 공급 감소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올해 말까지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평소 공급받는 물량이 많았던 곳일수록 타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공급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반도체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요 급증과 대기업의 안전재고 확보가 꼽힌다. 지난해 국내 질소가스 시장은 약 1100만톤으로 추산된다. 생산물량의 90% 이상은 반도체·중화학·조선 등 대규모 수요처에 직접 공급되고, 나머지 10% 미만은 중소 충전업체를 거쳐 의료·식품·금속가공 등 중소 제조업체에 공급되는 구조다.

반도체 대기업은 통상 72시간 사용량을 안전재고로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대기업의 비축 기준을 한시적으로 10~20% 완화해 중소기업 공급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비축물량을 10%만 줄여도 중소기업 가동률을 70~80%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업계는 장거리 운송에 따른 한시적 유류·물류비 바우처 지원도 중소벤처기업부에 건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급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협의체가 조속히 마련돼 공급물량 조정과 수급 안정화 방안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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