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기업이 신제품 출시 전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인공지능(AI) 합성소비자'와 손잡았다. 실제 소비자의 구매·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가상 소비자 집단을 합성해 상품 콘셉트와 가격 등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고객 조사부터 상품기획, 매장 운영 시뮬레이션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유통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기업이 AI 합성소비자(Synthetic Consumer)를 신제품 기획·개발 등에 도입하고 있다.
기업은 합성소비자에게 상품 콘셉트와 가격, 디자인 등을 제시하고 예상 반응을 살펴본다. 실제 소비자 패널을 모집하고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고, 여러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합성소비자를 상품 기획에 활용하다 최근 범위를 매장 운영으로 넓히고 있다.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신제품 콘셉트를 검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상 매장에서 상품 진열과 고객 동선, 상품 구성(MD)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 매장에서 여러 운영안을 시험하기 전 가상 환경에서 효과를 살펴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 8월에는 합성소비자를 활용한 도시락 '미니오리지널유부 2입'을 선보여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5만개를 돌파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빵 상품기획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해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식품·뷰티 기업도 합성소비자를 도입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초부터 AI 합성소비자를 콘셉트 조사에 활용하고 있다. AI 합성소비자와 실제 사람 소비자의 비중을 동일하게 반영하고, 이를 종합한 허들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약 80건에 달하는 콘셉트 조사를 수행했고, 조사 결과는 실제 제품 출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합성소비자 조사를 검토하고 시범 활용해 상품기획 참고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 조사와 병행하며 다양한 조사 유형에 적용해 활용 범위를 검증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여러 기술기업과 합성소비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고객·시장·콘셉트 조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AI 합성소비자 신뢰성을 확인하고, 주제별 적합성과 효율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다만 합성소비자 응답이 실제 소비자의 선택과 구매 행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도입한 유통 기업도 아직은 실제 소비자 조사를 병행하며 활용 범위와 신뢰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향후 실제 조사 결과와의 비교를 넘어 상품 출시와 판매 성과를 검증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개월에 걸리던 소비자조사가 리얼타임(실시간) 수준으로 진행되면서 상품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과 소비자 간의 갭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향후 기업들의 AI 합성소비자 활용여부와 정도에 따라 업계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