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내년 추진하는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 대신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기관용 디지털화폐(CBDC)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한다. 국채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래의 안정성과 결제완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채 등 핵심 금융시장 인프라에는 중앙은행 화폐를 우선 적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요구답변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2027년 국채 토큰화 실증 시범사업에서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결제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간 스테이블코인 등을 토큰화 국채의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은 현시점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다.
핵심은 국채 거래의 결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국채 토큰화는 기존 국채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국채의 이전과 거래대금 지급을 연계하면 결제에 필요한 절차를 효율화하고 거래 상대방의 결제 불이행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한은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를 결제자산으로 활용해 토큰화 국채의 결제완결성을 즉각적으로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준비도 시작됐다. 한은은 지난 8월 6일 디지털화폐실에 자산토큰화반을 신설했다. 정원 3명에 현원 2명으로 출범했으며 재정경제부와 실증사업의 구체적인 범위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9월 기준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는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앞으로 법적 기반과 기술적 요건을 검토하고 금융위원회,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한은이 추진하는 디지털화폐 실험을 지급서비스에서 금융자산 거래 영역으로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한은은 기존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기관용 디지털화폐와 은행 예금토큰의 결제 가능성을 검증했다. 여기에 국채 등 금융자산의 토큰화를 접목해 디지털화폐와 금융자산이 연계되는 미래 금융 인프라의 구축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하려는 것이다. 다만 프로젝트 한강과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의 구체적인 연계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예금토큰 상용화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서는 참여 은행을 기존 7곳에서 경남은행과 iM뱅크가 추가된 9곳으로 늘리고, 실거래 참여 가능 인원을 최대 10만명에서 50만명으로 확대한다. 편의점 등 사용처도 넓힌다. 전기차 중속 충전시설 구축 보조금 300억원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방지와 정산기간 단축 효과도 검증한다.
관련 투자도 확대됐다. 올해 프로젝트 한강 사업 예산은 125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77억4000만원보다 47억8000만원(61.8%) 증가했다. 한은 직원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한은은 연내 후속 실거래를 시작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 동안 실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