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와인웍스. 와인을 즐기는 공간 한편을 차지한 것은 황금빛 생맥주였다. 에비스의 국내 공식 수입·유통사 엠즈베버리지가 다음달 11일까지 운영하 '에비스 더 라운지'다.
에비스는 1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로, 국내에는 2017년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는 와인 전문 공간인 와인웍스와 손잡고 맥주를 '한 잔'이 아닌 하나의 코스로 즐기는 경험을 내세웠다. 예약 고객에게는 에비스 오리지널 생맥주와 소시지 등을 담은 안주 플레이트, '에비스 여운'과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차례로 제공한다.

눈에 띄는 것은 맥주를 따르는 방식이다. 전문 탭퍼가 에비스 전용잔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맥주를 제공한다. '오리지널'은 청량감을 살린 반면, '여운'은 밀도 높은 거품을 만들어 보다 크리미한 질감과 묵직한 바디감을 강조했다. 같은 5도 맥주지만 잔과 거품, 따르는 방식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을 즐기도록 한 셈이다.
특히 맥주와 바스크 치즈케이크의 조합은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진한 치즈의 풍미 뒤로 맥주의 쌉싸름한 맛이 이어지면서 일반적인 '맥주와 짭짤한 안주'와는 다른 느낌을 줬다.
현장에서 만난 팝업 직원은 “특히 여운은 진한 치즈케이크나 해산물, 치킨처럼 풍미가 강한 메뉴와 궁합이 좋고 위스키나 와인처럼 천천히 즐기려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에비스가 푸어링(Pouring·맥주를 잔에 따르는 방식)과 음식 페어링을 결합해 '맥주를 마시는 방식'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맥주 시장에서 브랜드 간 차별화가 중요해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판매량은 20억5000만ℓ로 전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절주 경향, 높아진 가격 민감도 등이 성장세를 제한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 맥주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6년 수입식품 등 검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10만322t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해 처음으로 10만t을 넘어섰다. 전체 수입맥주 가운데 일본산 비중은 41.7%로 유럽연합(EU)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묶음 할인 등 가격 경쟁이 여전한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과 생맥주, 브랜드숍·팝업 등 직접 체험을 앞세운 마케팅도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같은 엠즈베버리지가 운영하는 삿포로 역시 성수동 브랜드숍을 통해 전문 푸어링을 앞세운 생맥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에비스 역시 가격보다 '어떻게 마시느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에비스 관계자는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와 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브랜드의 방향성”이라며 “앞으로도 백화점과 주요 외식업장을 중심으로 생맥주와 전문적인 푸어링, 음식 페어링 등 에비스만의 프리미엄 음용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