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6개 메달 수확…헤어디자인 19년 만에 금메달
리옹대회보다 금메달 줄었지만 종합점수 232→253점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은 직전 대회보다 줄었지만 웹기술에서 5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만 6개 메달을 수확하며 첨단 숙련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6개, 우수상 16개를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WSI)가 발표한 평균 점수, 평균 메달점수, 총 메달점수, 참가선수 총 점수 등 4개 공식 지표를 점수화한 결과 한국은 253점으로 중국(260점)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대만(247점), 스위스(244점), 프랑스(237점)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24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리옹 대회에서는 금 10개, 은 13개, 동 9개, 우수상 11개로 232점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금메달 수는 6개 감소했지만 은메달과 우수상이 늘면서 종합점수는 21점 높아졌다.

특히 ICT 분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웹기술, IT네트워크시스템,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앱개발, 소프트웨어테스팅, 정보통신망설비 등에서 금 1개, 은 4개, 동 1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웹기술에 출전한 삼성전자 손현빈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7년 아부다비 대회 이후 한국의 웹기술 5회 연속 금메달 기록을 이어갔다. 손 선수는 대회 기간 다음 날 과제가 공개될 때마다 부지도위원과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대응 전략을 준비했다. 그는 “AI 발전으로 IT 업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현업 개발자들도 변화에 적응하며 발전하고 있다”며 “AI 분야를 공부해 더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산업제어 박지민(삼성중공업), 헤어디자인 김조영(아모담헤어), 광전자기술 유예찬(삼성전기) 선수도 금메달을 따냈다.
헤어디자인은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 이후 19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광전자기술에서는 2022년과 2024년 두 대회 연속 은메달에 이어 유예찬 선수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소프트웨어테스팅에서는 삼성전자 이주원 선수가 은메달을 따냈다. 개최국 중국이 이미 자국 기능경기대회에서 해당 직종을 운영한 가운데 한국은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확보했다.
전통 제조기술 분야에서도 메달이 이어졌다. 삼성중공업 안창용 선수는 용접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안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연습했던 철판과 다른 느낌의 재질이 나와 용접하다 멈추고 30초 정도 숨을 고른 뒤 다시 시작했다”며 “본 실력의 80~90% 정도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제어 배신욱(삼성중공업), 산업기계 최정윤(삼성전자), 기계설계CAD 양근모(삼성전자), 모바일로보틱스 김진원·오부이(삼성전자) 선수 등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AI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사람의 숙련기술이 갖는 경쟁력을 강조했다. 의상디자인 동메달을 획득한 최보란 선수는 “디자인은 AI가 따라올 수도, 넘어설 수도 있지만 그런 정교함은 사람의 손길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다림질을 통해 옷의 핏을 잡는 작업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래픽디자인에서 동메달을 딴 권이겸 선수는 AI를 또 하나의 새로운 도구로 받아들였다. 권 선수는 “AI가 나오면 AI를 공부하고 또 다른 것이 나오면 다시 공부하면 된다”며 기술 변화에 맞춰 숙련기술 역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세계 무대에서 뜨거운 열정과 투혼을 발휘한 국가대표 선수 모두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미래 기술인재 양성에 앞장서 대한민국 숙련기술의 새로운 도약기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체 64개 직종 가운데 50개 직종에 56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차기 제49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2028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