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절반이 10년 이상 '노후차'…“멈추면 손해” LPG 찾는 생계형 운전자

2022년 말 36.5%→올 4월 49.6%
3년여 만에 13.1%P↑…노후화 가속
디젤 단종 후 LPG·전기차로 시장 재편
3분 충전·500㎞ 주행 LPG 선택 늘어
생계형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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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강변북로에서 1톤 화물차들이 나란히 주행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1톤 트럭의 절반이 차령 10년 이상 노후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을 세워두는 시간이 곧 영업 손실인 생계형 운전자들은 신차 가격뿐 아니라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을 중시하면서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집계 기준 국내 1톤 트럭 가운데 차령 10년 이상 차량 비중은 올해 4월 49.6%로 나타났다. 2022년 말 36.5%에서 3년 4개월 만에 13.1%포인트(P) 상승했다.

1톤 트럭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농어민, 용달·택배 운전자 등이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생계형 차량이다. 일반 승용차와 달리 차량 운행 중단이 곧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 교체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신차 구매에 목돈이 들어가는 만큼 기존 차량을 계속 운행하는 영세 차주도 적지 않다.

특히 2023년 말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디젤 모델이 단종되면서 1톤 트럭 구매자는 LPG와 전기차 가운데 새로운 동력원을 선택해야 했다. 디젤 신차가 사라진 이후에도 기존 차량의 노후화가 심화한 것은 신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과 별개로 노후 경유차 교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후 차량의 장기 운행은 안전뿐 아니라 대기질 개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신차 가격에 민감한 생계형 운전자를 중심으로 노후 경유차 교체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과거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LPG 화물차 신차 구매를 연계해 지원했다. 2019년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도입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지원 규모를 전년 1만대에서 2만대로 확대했다.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1톤 화물차를 새로 구매하는 차량 소유자와 기관에 대당 400만원을 지원했다. 수도권에서는 약 4300대가 지원 대상으로 편성됐다.

업계에서는 특정 동력원을 일률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노후 경유차 퇴출에 초점을 맞춰 실제 운행 환경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도심 단거리·정기 운행에는 전기트럭을, 장거리·비정기 또는 농어촌 운행에는 LPG 트럭을 활용하는 등 차량 사용 환경을 고려해 전환을 유도하자는 지적이다.

◇디젤 빈자리 LPG가 채워…지난해 1톤 트럭 84.6%

디젤 모델 단종 이후 신차 시장에서는 LPG 트럭으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 LPG 모델은 총 9만2038대 판매됐다. 전기 모델 1만7228대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작년에도 LPG 포터와 봉고는 약 7만8000대 판매되며 1톤 트럭 시장의 84.6%를 차지했다. 정부 보조금이 집중된 전기트럭보다 LPG 트럭을 선택한 운전자가 많았던 데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 생계형 차량 특유의 운행 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톤 트럭은 일반 승용차와 구매 기준이 다르다. 디자인이나 편의사양보다 적재 성능과 유지비,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이 중요하다. 하루 운행 거리가 길거나 갑작스러운 장거리 배차를 받아야 하는 용달·택배 운전자에게 충전을 위해 차량을 세워두는 시간은 영업시간과 직결된다.

농어촌에서도 농번기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차량을 이용하고 농산물 출하 일정에 따라 운행 거리가 크게 달라진다. 무거운 농산물과 농자재를 싣고 비포장도로와 경사로를 오가는 경우도 많다. 별도의 충전계획 없이 기존 경유트럭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행할 수 있다는 점이 LPG 트럭의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일정한 도심 노선을 운행하고 차고지에서 야간 충전이 가능한 사업자라면 전기트럭의 에너지 비용과 정비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운행 형태에 따라 적합한 동력원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159마력 터보에 3분 충전…500㎞ 안팎 주행

과거 LPG 트럭은 경유트럭보다 출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화물을 싣고 경사로를 오르거나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LPG 1톤 트럭은 2.5ℓ 터보 LPDi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동력성능을 개선했다.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30.0㎏f·m로 터보차저와 연료 직접분사 기술을 적용해 적재 운행과 오르막길에서의 성능을 끌어올렸다.

충전에는 약 3분이 걸린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자동변속기 모델은 약 488㎞, 수동변속기 모델은 약 525㎞를 주행할 수 있다. 차량을 장시간 운행하는 생계형 운전자에게는 충전시간과 주행거리가 차량 선택을 좌우하는 비용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국 LPG 자동차 충전소는 약 1900곳이다. 주유소보다 수가 적어 일부 도심이나 농어촌에서는 충전소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한 번 충전으로 500㎞ 안팎을 운행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과 내비게이션·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운행 경로 주변 충전소 위치와 가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충전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2025년 11월부터 안전요건을 갖춘 LPG 충전소의 셀프충전이 허용됐다. 셀프충전소가 확대되면 야간과 휴일 운영시간 확대와 충전소 인건비 절감 등 운전자 편의와 충전 인프라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령 10년 이상 차량이 전체 1톤 트럭의 절반에 육박한 만큼 친환경차 보급 확대와 함께 기존 노후 경유차를 실제로 도로에서 퇴출하는 정책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생계형 운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면서 운행 여건에 따라 전기와 LPG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환 지원을 세분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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