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상현 MAK 사장 “AX는 인력 감축 아닌 인재 고도화… 60명으로 연 300억 수주 체력”

“전사 핵심 프로세스 리드타임 평균 74% 단축”
“월 312시간 비효율 공수 회수…현업이 직접 자동화”
“반복 업무 줄이고 직원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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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엠에이케이 사장. 사진=엠에이케이(MAK)

“AX를 도입한다고 해서 사람을 줄이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반복 업무를 줄이고 직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조상현 엠에이케이(MAK) 사장은 10일 전자신문인터넷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전환(AX)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일하는 방식의 속도'와 '인력 증원 없는 생산성 확장'을 꼽았다. 엠에이케이는 지난 2월 사장 직속 AX혁신실을 출범한 뒤 현장 업무를 중심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조 사장은 “기존 인력 60명을 유지하면서 연간 3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소화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였고, 실제로 그에 가까운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전사 6대 핵심 프로세스의 리드타임은 평균 74% 줄었고, 반복·단순 업무에서 회수한 시간은 월 312시간, 연간 3744시간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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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구매관리시스템. 사진=엠에이케이(M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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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에이케이 AX 혁신실 AI 활용 현황판. 사진=엠에이케이(MAK)

그는 AX 도입 초기 직원들의 반응을 떠올리며 “과거에는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반복 업무에 에너지가 많이 쓰였다”며 “처음에는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반복 업무가 실제로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면서 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엠에이케이는 AI를 영업부터 설계, 연구개발(R&D), 품질관리 등 전 분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조 사장은 “기술영업과 구매 부문에서는 과거 수시간에서 수일이 걸렸던 기술 제안서 작성을 AI로 자동화했고, 고객사 계약서의 위험 요소를 사전 검토하거나 원가를 분석하는 데도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월 70시간가량의 공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일례로 설계 분야에서는 iLogic 스크립트와 생성형 AI 코딩을 활용해 유사 장비의 3D 도면 수정과 파라미터 계산 시간을 단축했다. 설계 3D 모델을 ERP 자재명세서(BOM)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기존 2시간에서 30분으로 줄였다.

AX 도입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플라즈마 진공소성로 통합공정시스템 개발'을 꼽았다. 조 사장은 “진공 챔버 열변형 시뮬레이션과 코드 최적화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며 “통상 10~14개월 이상 걸리던 고난도 장비 개발 과정을 3개월로 줄여 개발 리드타임을 75%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엠에이케이는 장비 로그 분석은 8시간에서 30분, 자료 조사·분석은 3시간에서 18분, 설계 파라미터 계산은 2시간에서 10분으로 줄였다. 개인 경비와 출장비 정산에는 영수증 광학문자인식(OCR) 일괄 분석과 유가 연동 웹앱을 적용해 건당 150분 걸리던 업무를 10분으로 단축했다.

조 사장은 “이런 변화는 단순히 비용을 줄였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기획·영업·설계·미래기술·품질 등 5개 부서에서 연간 약 2억5000만원의 추가 채용 대체 효과가 발생했지만, 줄어든 업무 시간을 직원들의 학습과 새로운 자동화 도구 개발에 다시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인 'EQ-PMS'와 사후서비스(AS) 통합 관리 시스템도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구축했다. 조 사장은 “1억5000만~2억원 규모의 외주 시스템통합(SI) 비용을 줄인 것도 성과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만든 사람과 지식이 회사 안에 남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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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사장이 AI 챔피언으로 선정된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엠에이케이(MAK)

엠에이케이는 부서 내 AI 활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AI 챔피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1기 11명, 2기 14명의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동료가 동료에게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사내 멘토링 체계를 구축했다. 직무 적합도가 높은 직원에게는 Claude Pro, Gemini Advanced 등 유료 생성형 AI를 지원하고 공인 AI 자격증 응시료와 프롬프트 워크숍 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

조 사장은 “AI를 잘 쓰는 사람 몇 명만 있어서는 조직 전체가 바뀌지 않는다”며 “부서별로 현장의 업무를 잘 아는 AI 챔피언을 키우고, 이들이 만든 프롬프트와 자동화 방식을 조직 안에서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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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사장과 AI 챔피언. 사진=엠에이케이(MAK)

AI 도입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방식은 지양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인력을 줄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지금도 계속 채용하고 있다”며 “AI가 기본적인 업무를 맡으면 직원은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더 높은 부가가치의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모든 업무를 대신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AI가 초안 작성과 데이터 정리, 1차 분석을 수행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숙련된 엔지니어가 해야 한다”며 “AI의 연산 능력은 단순 반복 작업에 활용하고,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는 품질·안전 및 의사결정에 집중시키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특성상 민감한 설계 데이터의 보안에도 선을 그었다. 제조업 AX에서 '보안은 생명'이라고 강조한 조 사장은 “기업용 보안 계정을 사용하고 핵심 도면 전체를 생성형 AI에 올리지는 않는다”며 “수식이나 알고리즘, 치수 파라미터 등을 분리해 활용하고, 핵심 설계나 레시피, 핵심 코드 같은 아주 민감한 정보는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EQ-PMS와 AS 관리 도구는 사내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운용한다.

조 사장은 AX를 통한 비용 절감의 의미도 다르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돈을 아꼈다기보다 돈이 들어갈 자리를 시간으로 바꿨다고 생각한다”며 “외주 개발 대신 엔지니어의 학습·개발 시간이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쌓인 지식은 회사 안에 남는다”고 짚었다.

이어 “외주 프로젝트는 끝나면 사람과 지식이 함께 나가지만 우리가 직접 만든 시스템은 만든 사람이 회사에 남아 있기 때문에 다음 시스템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며 “처음부터 큰돈을 들이기보다 계정 몇 개로 시작해 현업이 직접 만들어보고 효과를 확인한 뒤 투자를 늘리는 순서가 맞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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