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 속 대체 원유 공급망 구축…월 200만 배럴, 3년간 공급 추진

국제 에너지 시장의 공급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과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원유 공급망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둔 (주)코리아중공업개발공사(KHIND)와 국내 유류 공급 플랫폼 기업 (주)레디투스세븐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및 정제유 공급을 위한 협력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지난 9월 2일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국내 주유소 및 유류 관련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원유·정제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이 검토하고 있는 공급 규모는 월 최대 200만 배럴이며, 약정 기간은 3년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연간 약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이번 협력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에너지 공급망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국제 정세 변화와 주요 해상 운송로의 불안정성이 이어지면서 각국은 중동 이외의 원유 공급처와 새로운 운송 루트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안정적인 원유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남미 등 대체 공급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대표적인 중질유인 Merey 16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중질유의 특성상 정유시설의 처리 능력과 원유의 품질·성상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평가다.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망 구축에 나선 KHIND는 베네수엘라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에너지 및 자원개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IND 측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 및 수출 확대와 관련해 현지 유전 개발·개보수와 정유·저장시설 활용 등을 포함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국제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네수엘라 오리노코벨트 지역의 유전 및 생산시설에 대한 개보수 사업과 관련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카리브해 지역의 정유 및 저장 인프라를 활용한 원유 공급망 구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저장·정제·해상운송 등 전체 물류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KHIND는 현지 생산시설과 카리브해 지역의 정유·저장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레디투스세븐은 국내 주유소를 대상으로 정유사 및 유류 공급망과 연계해 후불제 유류 공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이번 협력을 통해 해외 원유 및 정제유 공급망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주)레디투스세븐이 보유한 유류 공급 및 결제·정산 관련 시스템과 KHIND의 해외 원유 공급망을 결합할 경우, 원유 조달부터 정유, 물류, 주유소 공급 및 대금 정산까지 연결하는 통합형 에너지 공급 플랫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레디투스세븐의 선불·후불형 유류 공급 시스템과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 원유 거래를 넘어 생산국과 정유·저장시설, 물류망, 금융·결제 시스템, 최종 수요처를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 플랫폼 구축에 있다는 설명이다. KHIND가 베네수엘라 현지 자원 및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레디투스세븐이 국내외 유류 수요처와 공급·정산 시스템을 담당하는 형태다.
양사는 향후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품질과 경제성, 생산 및 선적 능력, 국제 제재 및 각국의 수입 규제, 운송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실제 공급 규모와 조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국내 정유공정에 적합한지에 대한 기술적 검증과 함께 경제성 및 국제 제재 준수 여부가 실제 대규모 공급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HIND와 레디투스세븐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을 확보하고 국내외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공급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양사의 기술과 네트워크를 결합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