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분마다 ESS 75개 신호 읽는 AI…화재 전조 잡고 미래 위험까지 예측

전국 ESS 96% 실시간 관제…온도·전압·SOC 이상징후 포착
‘꺼진 에어컨’ 찾아 화재 위험 낮춰…운영자 실수도 감지
디지털트윈은 초당 23만개 데이터 분석…미래 상태 예측
재생에너지 확대 맞춰 ESS 안전관리도 ‘예방 중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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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성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팀장이 8일 에너지저장연구센터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 성능평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북 완주 한국전기안전공사 ESS통합관제센터. 대형 모니터에는 전국에서 가동 중인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점처럼 찍혔다. 한 사업장을 누르자 배터리 충전율(SOC)과 셀 전압, 모듈 온도, 전력변환장치(PCS) 정보가 그래프로 펼쳐졌다. 사람이 일일이 들여다보는 대신 인공지능(AI)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골라낸다.

“ESS 한 곳에서 매분 75개 디지털 정보가 들어옵니다.”

김성호 한국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정책부장은 8일 기자단 앞에서 실시간 관제 화면을 조작하며 설명했다. 현재 법정검사 대상 ESS의 약 96%가 AI 기반 디지털 안전관리 플랫폼 'E-On'에 연계돼 있다.

이날 둘러본 전기안전공사의 ESS 안전관리 현장은 화재 발생 뒤 원인을 조사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있었다. E-On이 전국 ESS에서 '지금 나타나는 이상징후'를 잡는다면 에너지저장연구센터는 디지털트윈으로 '앞으로 나타날 위험'까지 예측한다.

E-On은 온도나 전압의 기준 초과뿐 아니라 모듈 온도와 셀 전압, SOC 등의 변화 패턴을 분석해 이상징후를 찾아낸다.

경북 성주의 한 태양광발전소에서는 배터리 모듈 온도가 25℃에서 40℃까지 올라가자 시스템이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 전날 에어컨 청소 뒤 작업자가 전원을 다시 켜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에어컨을 가동하자 온도는 28℃까지 떨어졌다. 김천에서는 유지보수 뒤 SOC 상한 설정을 되돌리지 않아 충전율이 100%까지 올라간 '휴먼에러'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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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한국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정책부장이 8일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명에 앞서 ESS 실물을 시연하며 기능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어 찾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에서는 안전관리의 시간축이 미래로 확장됐다.

오명국 센터장은 연구센터의 역할을 △6개월·1년·5년 뒤 ESS 상태 예측 △기업이 개발한 배터리·PCS의 실제 운전환경 성능·안전성 시험 △마이크로그리드 등의 ESS 최적운전 연구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핵심은 디지털트윈이다. 실제 ESS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운전 데이터를 초 단위로 동기화한다. 센터에서는 초당 약 23만개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배터리 셀과 모듈의 변화를 추적한다. 디지털트윈 기술 수준은 연구진 자체 평가로 5단계 중 약 3.5단계다. 실제 설비를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동기화하고 미래 상태를 예측하는 단계다.

현실에서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수명시험도 가상공간에서는 압축할 수 있다. 가속열화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10~15년 뒤 배터리 상태를 예측하고, 전국 E-On 연계 사업장 가운데 10곳의 실제 데이터를 AI에 적용해 정확도를 검증하고 있다.

ESS 안전관리의 중요성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태양광·풍력의 변동성을 보완하려면 ESS가 핵심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ESS에서 매분 쏟아지는 데이터를 AI로 읽는 관제센터와 초당 23만개 데이터를 가상설비와 동기화하는 연구센터. 두 현장의 목표는 같았다. 불이 난 뒤 원인을 찾는 안전관리에서, 불이 나기 전에 이상징후와 미래 위험을 찾아내는 안전관리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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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이 8일 전북 완주에 마련된 국내 최초 에너지저장연구센터에서 ESS 성능 실증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전기안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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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이 8일 전북 완주에 마련된 국내 최초 에너지저장연구센터에서 ESS 성능 실증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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