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첫 현장행보…“3대 메가·7대 시드 프로젝트에 중소벤처 역할 구체화”
“중기부 법안 발의만으로 전문성 평가 부적절…예산·규제 전반 경험 갖춰”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정부의 국가 성장전략에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 반도체·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산업의 성장 과실을 중소기업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중기부가 범부처 산업정책 수립 단계부터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중기부 소관 핵심 법안 대표발의가 없다는 전문성 지적에는 “중소기업이 영향을 받는 법률은 모든 부처에 산재해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4일 장관 후보자 지명 후 첫 경제단체 현장 행보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후보자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역사적인 대도약 성장 프로젝트가 소수 대기업 종사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여는 일로 이어지려면 국가 전략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이 보다 구체화되고 명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시드 프로젝트, '5극3특' 성장엔진 전략에 중소·벤처기업의 참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어떤 지원과 특례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자컨퓨팅·재생에너지·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을 육성하는 7대 시드 프로젝트 역시 개발된 기술이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활용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역 성장전략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5극3특 성장엔진 전략에서도 지역별·분야별 앵커 대기업뿐 아니라 어떤 중소·벤처기업이 포진해 있는지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국가 전략이 산업전략을 넘어 기업전략까지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중기부가 이 과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시드, 5극3특 성장엔진 전략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구체화하고 명시할 수 있도록 중기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각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중기부 정책 전문성 부족' 논란에도 적극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국회 의정활동 기간 중 중기부 소관 핵심 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이 실제 애로를 겪고 영향을 받는 법률은 중기부 소관뿐 아니라 모든 부처에 산재해 있다”며 “주로 지원정책을 수반하는 중기부 소관 법률을 발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입법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실제 통과시킨바 있다. 또 21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으로 활동하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희망회복자금 확대와 신속 지급, 폐업지원 비용 현실화, 여성가장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온누리상품권·골목상권 활성화 등도 다뤘다.
스타트업 규제개선 경험도 전문성의 근거로 들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 창립 단계부터 참여해 타다 등 신산업 규제 문제를 다뤘고 로톡 등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과 비대면 진료 플랫폼 관련 대안 입법 등을 추진했다.
특히 자신의 강점으로 '예산'을 꼽았다. 이 후보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내며 중기부 소관 117개 세부사업을 검토하고 소상공인 경영회복과 골목상권 소비 진작, 중소기업 AX·수출지원 관련 예산 조정에 참여했다.
그는 “예결위 여당 간사를 역임하면서 중기부가 하는 모든 예산 사업을 직접 검토하고 감액과 증액을 주도해왔다”며 “중기부가 예산으로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가운데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내년도 중기부 예산의 증가 폭이 타 부처 대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는 '숫자의 착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융자 규모를 줄이는 대신 이차보전을 확대하면서 예산상 증가율보다 기업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지원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정부안에는 시간 차 때문에 반영되지 못했지만 제가 가진 문제의식에 기반한 사업들이 내년에 진행돼야 한다”며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국회 증액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규제개혁의 방향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규제개혁이라고 도로의 신호등까지 없앨 수는 없다”며 “필요한 규제는 남기고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 규제개혁”이라고 말했다.
대·중소기업이나 대기업·소상공인 관계에서는 일정 수준의 보호 규제가 필요하지만 벤처·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 자체를 차단하는 규제는 적극적으로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벤처기업의 여러 사업 영역에서는 규제가 사업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걸림돌로 작동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이라며 “전면적이고 사전적인 규제로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 새로운 시도 자체가 가로막히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규제개혁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중기중앙회를 시작으로 현장 소통 행보도 이어간다. 다음 주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하고 벤처·스타트업 업계와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의 AI 전환과 노동규제, ESG 대응,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한 중소기업 대응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AI 전환율 차이가 생산성 격차로 이어지면서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중소기업마다 여건과 특성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AX 지원보다 면밀하고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