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내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2단지, LG디스플레이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없는 적·녹·청(RG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립(FLiPP)'이 핵심이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도 양 사의 설비 투자 확대에 반색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충남 아산2단지(A7 공장)와 관련된 설비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물밑 협의에 착수했다. 5년 동안 지연됐던 아산 2단지 투자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2단지 투자 재개 방침을 세운 만큼,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2028년 상반기까지 핵심 장비 입고를 마친 뒤 2029년 중 정식 가동에 들어가는 일정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아산 2단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7년 투자를 결정하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2021년 중단된 바 있다. 앞서 8월 5년 만에 투자 재개를 발표했다.
A7 공장의 주요 생산 품목은 프리미엄 모바일과 폴더블, 노트북·태블릿 등 정보기술(IT)용 OLED 패널이 될 전망이다. 8월 열린 'IMID 2026'에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A7 라인의 최우선 투입 대상으로 플렉시블 및 폴더블 OLED 패널을 꼽았으며, 이어 IT용 패널로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도 '플립'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협력사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플립'은 기존 OLED 제조 핵심 부품인 FMM 없이 포토리소그래피(노광) 공정만으로 미세 픽셀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판 전체에 RGB 유기물을 증착한 뒤 인캡슐레이션(봉지) 공정으로 보호막을 씌우고, 자외선(UV) 정밀 노광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픽셀을 완성한다. 고해상도 구현과 기판 대형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사업장에 있는 8.5세대 화이트(W) OLED 라인을 보강해 플립 전용 라인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플립은 WOLED처럼 오픈마스크 증착설비와 인라인 물류 설비로 설계됐다. 기존 WOLED 증착 공정 대비 챔버 수가 늘어야 하고, 필요한 부분 외에 RGB 유기물을 제거하기 위한 노광설비 증가도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플립 OLED를 IT용 패널 시장에 우선 적용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던 기존과 달리 최근 관망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투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도 반기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 년은 국내보다 중국 관련 영업에 집중했다”며 “하반기 중국이 투자에 신중해진 상황에서 내년 국내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