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학생 주축' UST·KIST 연구진,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 치료 새 가능성 열어

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움직이는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 치료의 새로운 희망이 나타났다. 우리 연구진이 해당 질병 악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천연물 성분을 투여해 질병 진행이 완화·개선되는 것도 확인했다. 아직 전임상 연구 결과지만, 향후 임상시험으로의 확대가 기대된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강대임)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 스쿨의 류훈 바이오-메디컬 융합 전공 교수(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가 교신저자, 프엉 티 탄 응우옌 박사과정생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가 생화학·분자생물학 분야 JCR 상위 0.2%(I.F. 81.2)의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 타겟티드 테라피'에 게재됐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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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이 류훈 KIST 책임연구원, 오른쪽이 프엉 티 탄 응우옌 UST 박사과정생.

헌팅턴병은 '헌팅틴(HTT)'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유전성 뇌질환이다. 변형된 헌팅틴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이면서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 신경세포가 손상된 결과다.

그동안 연구는 병든 신경세포 내부에 초점을 맞췄으나, 연구진은 신경세포를 보조하고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성상교세포' 변질에 주목했다.

환자·쥐 모델 분석으로, 변질된 성상교세포 내에서 신호물질인 'WNT5B'의 비정상적 증가를 관찰했다. 이 물질이 과도해지면 세포 내 유전자 조절 단백질 'NFATc2'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단백질 분해 효소인 'MMP14'가 과생성돼 신경세포 주변 세포외기질을 파괴하는 병리 연결 고리를 찾아냈다.

이어 콩에 풍부한 식물성 천연 물질 '제니스테인'을 헌팅턴병 쥐에 투여한 결과, NFATc2 활동이 억제되면서 MMP14 생성이 감소했고, 세포외기질 분해 및 신경세포 손상이 감소했다. 대상 쥐는 운동기능이 뚜렷하게 향상됐으며, 생존기간도 약 19% 연장됐다.

제1저자 프엉 티 탄 응우옌 박사과정생은 “주변 성상교세포와 세포외기질의 파괴가 헌팅턴병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이라는 것, 그 경로를 처음으밝혀내 뜻깊다”며 “천연물 활용 치료 가능성 발견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류훈 교수는 “천연물 제니스테인을 활용한 치료법 개발은 향후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후보물질 개발 및 임상 연구 확대에 중요 발판이 될 것”이라며 “베트남 유학생 프엉 티 탄 응우옌 학생이 UST 박사과정을 통해 세계 수준의 모범적이고 우수한 뇌과학자로 성장한 모습이 뜻깊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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