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인천 송도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3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항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펩타이드로 넓히고 글로벌 생산능력을 138만5000리터(ℓ)까지 확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총 3조9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 예정 신주는 총 227만주다. 예정 발행가액은 15%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132만2000원이며 증자비율은 4.904%다.
조달 자금 중 2조7062억원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사용한다.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한 시설자금으로 투입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폴리펩타이드그룹을 14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미국·유럽·인도 등 5개국에서 6개 생산·개발 거점을 운영하는 펩타이드 전문 CD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기존 항체의약품, mRNA, 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펩타이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당뇨 치료제의 주요 기반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이 2025년 940억달러에서 연평균 13.4% 성장해 2031년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 성장에 대응해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벗어난 '멀티 모달리티 CDMO'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해외 시설을 확보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생산 거점도 한국· 미국·유럽·인도로 확대된다. 고객사와 가까운 지역에서 개발·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다변화 효과와 함께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할 기반을 갖추게 된다.
시설자금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활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완공한 5공장을 포함해 제2바이오캠퍼스에 각각 18만ℓ 규모인 5∼8공장을 순차 구축하고 있다. 총 72만ℓ를 추가해 현재 78만5000ℓ인 글로벌 생산능력을 향후 138만5000ℓ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실시한다. 신규 발행 주식의 20%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에 따라 배정한다. 구주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0.0392737657주로 기존 주식 약 26주당 신주 1주를 청약할 권리가 부여된다.
청약하지 않는 주주는 상장된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도할 수 있다. 일반공모 이후 발생하는 최종 실권주는 공동대표주관사가 전량 인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5%인 증자비율을 고려하면 지분 희석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국내 상장사가 실시한 1조원 이상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의 평균 증자비율 18.9%보다 낮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실시한 유상증자 당시 증자비율 7.6%도 밑돈다.
다음 달 30일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과 10월 6일 신주배정 기준일을 거쳐 11월 9∼10일 구주주 청약 순으로 실시한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11월 12∼13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11월 30일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톱티어 CDMO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의 3대 축을 확장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