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외국인 방문객의 국내 카드 소비 증가세를 의료업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 외국인 증가와 카드 한 장당 의료비 지출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외국인의 전체 카드 소비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7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하나카드의 해외 발급 카드 국내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2026년 상반기 외국인 환자 국내 카드 소비 변화 분석' 결과를 이같이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단기 체류 외국인 관광객에 해당하는 해외 국적자다. 장기 체류 등을 목적으로 국내에 거주 신고가 돼 있거나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외국인은 제외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2009년 6만201명에서 2024년 117만명으로 늘어나며 처음으로 연간 100만명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불과 1년 만에 약 100만명 증가한 201만명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외국인 환자 의료업종 카드 이용액은 1조4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 의료업종 외 이용액 증가율은 16.3%로 의료업종 증가율이 약 2.4배 높았다. 전체 카드 소비에서 의료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41.6%에서 45.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카드 이용액 증가분 6308억원 가운데 의료업종 증가분은 3953억원으로 62.7%를 차지했다. 외국인 환자의 카드 소비 확대를 의료업종이 주도한 셈이다. 카드 한 장당 의료업종 평균 이용액도 83만8000원에서 93만8000원으로 11.9% 늘어 건당 의료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의료 소비 증가율은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올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료업종 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38.6%로 이보다 17.3%포인트 높았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최근 3년간 외국인 환자 규모가 전체 방한 외래객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일반 관광 회복과 의료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의 증가 속도가 전체 방한 수요 회복세보다 빨랐다”고 설명했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피부과 카드 이용액은 7685억원으로 49.5% 증가해 전체 의료업종 이용액의 54.1%를 차지했다. 피부과 이용액 증가분은 2543억원으로 전체 의료업종 증가분의 64.3%에 달했다.
성형외과 이용액은 2561억원으로 16.6% 늘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합친 이용액은 1조246억원으로 전체 의료업종 이용액의 72.1%를 차지했다. 다만 성형외과 비중은 21.4%에서 18.0%로 낮아졌고 피부과 비중은 50.2%에서 54.1%로 높아졌다.
건강검진 수요 등이 늘면서 내과 이용액은 66.5% 증가한 1001억원을 기록했다. 정형외과는 107억원으로 60.9%, 치과는 499억원으로 41.0% 각각 늘었다.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진료 수요가 반영된 종합병원 이용액은 1116억원으로 집계됐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내년 외국인 환자 대상 비대면진료 시행에 맞춰 진료 전후 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 본부장은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중증 외국인 환자 규모가 아직 크지 않아 전용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 수요도 제한적이었다”며 “앞으로 외국인 환자 대상 비대면진료 포털을 구축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환자의 국내 카드 소비가 의료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쇼핑과 식음료, 관광 등 연관 분야의 소비도 함께 늘고 있다”며 “시장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 의료관광과 연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추가로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