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이 미국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에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엑스코프리 단일 제품 체제를 벗어나 복수 혁신신약 미국 직판 체제 진입을 노린다. 엑스코프리 적응증·제형 확장과 방사성의약품(RPT)·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새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2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멀티 프로덕트를 미국 시장에서 직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뉴욕증시 상장 미국 바이오텍으로부터 최종 결과가 임박한 후보물질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파칼림은 신경세포의 칼륨채널(Kv7)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과흥분을 억제하는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성인 부분발작(POS) 환자 대상 임상 2/3상 2건이 진행 중이다. 2029년 미국 출시가 목표다. 물질특허는 2039년까지 유효하다.
이번 계약 규모는 선급금 및 개발·허가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7억9500만 달러(약1조996억원)다. 선급금은 현금 4억달러로,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미국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는 별도다. 원 개발사인 미국 놉바이오사이언스에도 일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지급한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으로 오파칼림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와 함께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 및 계열 화합물 권리도 확보했다. 이 사장은 오파칼림 도입 배경도 밝혔다. 그는 “작년에 다른 제품 인수를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했다가 중단했다”며 “더 좋은 게(오파칼림) 있기에 3년을 더 썼다”고 설명했다.
오파칼림은 내약성이 핵심 차별 포인트로 꼽힌다. 오파칼림은 Kv7.2/7.3 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며 GABA 수용체는 건드리지 않는다. 졸림·어지럼증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 발생률이 경쟁 약물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창호 전략부문장 겸 사업개발본부장은 “30년간 뇌전증을 연구해 온 조직이 정밀 실사한 결과 충분한 성공 가능성과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엑스코프리와 시너지도 주요 판단 근거다. 엑스코프리는 강력한 약효로 중증 환자·뇌전증 전문의 처방에 강점이 있는 반면, 오파칼림은 내약성 우위로 일반 신경과 전문의 처방 확대에 유리하다. 기존 미국 전담 영업조직 약 150명에 10~20명 소폭 증원만으로 두 제품 동시 판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 사장은 “비용은 통제가 되는데 매출은 1+1이 될 수 있다”며 “싱글 프로덕트와 멀티 프로덕트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경쟁 구도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같은 Kv7 기전의 미국 제논 아제트칼라가 1~2년 먼저 출시될 전망이지만, 오파칼림이 제논 이상 성능으로 충분히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뒷받침할 재무 여력도 갖췄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86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정착시켰다. 별도 현금 보유액 약 3300억원에 한도대출 약 2000억원을 확보했다.
이 사장은 “인수로 올해 한해 버는 것과 내년 버는 것의 절반으로 다 주고 끝나는 구조”라며 “현금 압박도 없고, 추가 M&A에도 완전히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대 중반쯤에는 2개의 블록버스터를 가진 제약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K-바이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