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안원잘부) 유튜브 채널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아이돌 리센느 열풍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얼마 전 한 후배가 노래연습장에서 부른 'LOVE ATTACK'을 계기로 리센느에 입덕한 이후, 주말 황금시간이 안원잘부 영상 소비에 하얗게 불타 사라지고 있다. 이 글은 리센느 입덕 일기이자 그 신드롬에 편승하고자 함이다.
지천명에 들어서기까지 멤버 이름을 모두 기억하는 아이돌 그룹은 '핑클' 정도였다. 그 후로 20년도 더 지난 지금, 모든 멤버 이름을 아는 그룹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어찌 보면 나의 입덕은 매우 늦은 편일 것이다.
안원잘부 영상을 보는 내내 해당 채널의 매력에 대해 생각해봤다. 20~30분의 런닝타임을 스킵 없이 계속 보게 되는 그 힘이 궁금했다. 1분도 안 되는 쇼츠 영상이 경쟁하는 지금의 콘텐츠 소비 추세와는 분명 다른 면이 있다. 다른 이들 역시 영상의 알 수 없는 끌림을 댓글의 방식으로 언급했고, 영화평론가 라이너는 별도의 영상 분석 콘텐츠까지 만들며 이를 분석하기도 했다.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한 지점은 '치유'다. 그리고 내가 공감을 한 결론은 “가짜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의 등장”이다. 멤버들이 인생의 시작점인 고향을 방문하고 뿌리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여정은, 중년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다큐멘터리로 남았다.
가짜들 속에서 진짜의 가치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갈망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짝퉁과 표절, 거짓과 날조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진짜를 선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에서 리얼버라이어티, 관찰 예능과 같은 리얼리즘 코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 흐름 안에 있다.
깐깐한 기준으로 보면 안원잘부 영상은 페이크 다큐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를 '진짜'로 여기고 '진성성'을 느끼는 이유는, 어린 친구들이 지금의 성공에 오기까지 들여온 노력과 인내가 편법이 아니었음을 공감하기 때문이다. 일명 사회 지도층이라고 하는 자들의 일탈과 자녀 문제, 일부 예능인들의 인성 논란 등에 지쳤던 심신의 위안처가 등장한 셈이다.
리센느 역시 가짜 세상에 묻힐뻔한 위기를 겪었다. 사투리 '무섭노'로 정치적 희생양이 될 뻔했고, 가짜 학폭 논란으로 시기와 질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가짜 음해는 진정성의 서사를 이기지 못했고, 오히려 이들이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거름이 됐다.
리센느가 보여주는 진정성의 힘은 인공지능(AI) 시대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AI는 새로운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딥페이크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양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AI로 생성한 결과물에 평가가 엇갈리고,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논쟁도 진행 중이다. AI 활동 영역이 커지면서 인류의 역할 축소, 일자리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진짜 같은 가짜'의 팽창에 '진짜'의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다.
하지만 '진짜'의 가치는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AI 산업 입장에서도 '진짜'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지금의 AI 모델들 역시 인류의 역사에서 '진짜'들이 축적해 온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창작자들의 명맥이 끊기고 콘텐츠들이 과거의 것을 답습만 한다면 AI 발전도 제자리에 머물 뿐이다.
AI의 발달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진짜를 구별하고 찾고자 하는 갈망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국 AI 대전환 시대 인류가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진짜의 진정성'에 있을 것이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