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잇따른 사건 은폐·허위 종결 의혹으로 불거진 경찰의 기강 해이와 무책임 문제를 질타하며 경찰 개혁기구 구상을 지시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 권한이 한층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가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상황에서 지방 토착세력과의 유착과 감시 사각지대를 막을 견제 장치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서 “최근 경찰의 기강해이 문제, 또 치안 등에서 무책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경찰 개혁기구에 대한 고민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경찰 개혁기구를 언급한 이유는 최근 이른바 '장윤기 사건'이나 '제주 여성 실종 사건'에서 경찰의 사건 은폐·강제 종결 등의 문제가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 등 그동안 여당 내 강경파가 주장해왔던 보완수사권까지 없앤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가 확정됨에 따라 경찰 권력의 비대화와 사건 은폐·축소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강화'를 국정과제로 정하고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와 더불어 수사 책임성·전문성 강화,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자치경찰제의 경우 지방 토착세력과의 유착, 지방 경찰에 대한 감시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날 지시한 경찰 개혁기구는 경찰 권력 비대화에 대한 견제 방안 마련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경찰들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워낙 숫자가 많다 보니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여러 군데서 이런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다”면서도 “그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고 또 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은 상명하복의 매우 중요한 국가 기관 조직”이라며 “지휘 책임이라고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담당자 일선 직원들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일선 직원의 문책만으로 끝나면 과연 지휘 체계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지휘할 권한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 똑같은 문제라도 권한이 커지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 경찰이 아마 국가기구 중에서 앞으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핵심산업기술 보호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 안보는 국가 산업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철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 국정원과 경찰을 비롯한 관계 기관은 핵심 산업기술 보호가 곧 국가안보라는 자세로 대응 체계를 철저하게 확립해 주기 바란다”며 “오랜 시간 피땀 흘려 일군 국가 핵심 기술이 대한민국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기술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