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교통사고 사망사건 은폐…'온라인 정의 구현' 베트남 Z세대가 판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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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를 낸 응우옌 시 꾸엉 전 베트남 국회의원. 사진=베트남 정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부녀 사상자를 낳은 교통사고를 당국이 은폐하려 하자, 온라인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정의 구현'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당국은 사고 운전자가 전직 국회의원이 맞다고 인정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의 한 길가에 위치한 이른바 '정의의 나무' 주변으로 추모의 꽃다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BMW 차량이 반대 차선으로 진입해 오토바이를 치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당시 사고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18세 여성 도 응옥 푸옹 투이가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으나 10일 만에 숨졌고, 함께 있던 아버지 비엣 훙도 다리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사상자가 나왔으나 사고 이후 15개월 동안 이어진 당국의 침묵과 은폐 의혹은 베트남 Z세대의 분노를 자극했다.

사건 보도 초기에는 가해자의 이니셜(NSC)과 1961년생이라는 제한된 정보만 공개됐다. 그러나 Z세대 네티즌들이 이를 바탕으로 '전직 국회의원 응우옌 시 꾸엉(Nguyen Sy Cuong)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논란은 경찰이 사건 현장에 시민들이 남긴 꽃다발을 치우면서 더욱 거세졌다. 현장 추모 공간을 경찰이 통제하자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 '가상 추모 나무'를 만들어 모임을 이어갔으며, 이달 초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주요 소셜 미디어에는 전직 의원의 이름과 차량명을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이 수백만 건 이상 폭증했다.

파장이 거세지자 베트남 국영 방송(VTV)은 당국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당국은 사고 운전자가 전직 국회의원 응우옌 시 꾸엉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가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이유로 유족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는 권력층에 대한 특혜 조사라는 비판이 식지 않고 있다. 베트남 당국과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반동 세력의 선동'이나 정권 불만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며 여론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물리적 시위가 엄격히 금지된 베트남에서, Z세대의 온라인 시위 운동은 시민들이 특혜 구속과 권력형 비리에 맞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의사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확산하는 모양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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