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도 빠질 깊이”… 남아공 싱크홀 퍼포먼스에 “구하자” 오인 출동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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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박제를 이용해 도로 파손 문제를 알리려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치인. 사진=Democratic Alliance(DA)

남아프리카공화국 야당 정치인들이 도로 파손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싱크홀에 기린 박제 모형을 넣었다가 시민들과 동물 구조대의 오인을 불러일으키며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주요 야당인 민주동맹(DA) 소속 정치인들은 최근 요하네스버그 북서쪽 모갈레시의 한 도로변 싱크홀에 박제된 기린 머리 모형을 세워두고 영상을 촬영해 소셜 미디어(SNS)에 게재했다. 영상에는 “기린이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싱크홀”이라는 자막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를 실제 곤경에 처한 야생 동물로 오인한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지역 동물보호단체인 부엉이 구조 센터 대원들이 현장으로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구조 센터 측은 “동물이 위협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향했으나 이동 중 전달받은 사진을 통해 정치적 연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야생 동물의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는 즉각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동물을 소품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센터 측은 출동 과정에서 소모된 연료비 명목의 기부금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퍼포먼스를 주도한 에버트 듀 플레시 위원은 “오랫동안 방치된 싱크홀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연출한 소품이었을 뿐”이라며 지방 정부와 도로교통 당국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현재 남아공에서는 노후화된 기반 시설과 도로 파손이 주요 정치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네티즌들은 “동물 구조대의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게 만든 부적절한 방식”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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