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5G 슬라이싱 요금제 기준 세운다…망중립성 지침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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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규제당국이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망 중립성 규제 적용 지침을 연내 확정한다. 올해 5G 단독모드(SA) 전환을 앞둔 국내에서도 슬라이싱 기반 특화 요금제 출시가 가시화된 만큼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정비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최근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추가 지침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정기회의에서 최종안 확정 절차에 돌입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망을 여러 개의 가상망으로 분리해 서비스별 다른 품질을 제공하는 기술로 5G SA망에서만 구현된다. 유럽 통신사들이 이를 앞세워 차등화된 서비스품질(QoS)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자 BEREC이 판단 기준 제시에 나섰다.

EU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 지침은 품질 지표만 차등화한 상품을 맞춤형 '인터넷접속서비스(IAS·Internet Access Service)'로,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상품을 '특수서비스(SpS·Specialised Service)'로 분류해 요건을 다르게 적용한다.

IAS에 따라 요금제별 속도 등 품질 차등이 허용되고, SpS에 의거해 콘서트장, 스마트공장 등에 특화한 서비스 품질이 가능해진다.

IAS는 전송속도·지연시간 등 QoS가 다른 고가요금제라도 해당 요금제가 내건 품질이 모든 트래픽에 공통 적용된다면 망 중립성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 통신사가 특정 앱의 품질을 차등하지 않는다는 애플리케이션 독립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용자가 선택한 앱에 대해서는 더 높은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복수 QoS는 허용된다.

SpS는 문턱이 높다. 통신사는 IAS만으로는 요구 품질을 충족할 수 없다는 최적화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혼잡 발생전 망 용량을 선제 확보해 IAS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다만 SpS 제공에 따른 IAS 품질 저하가 콘서트 등 특정 행사에서 단기간 발생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구체 사례로, 경기장 중계 영상 전송, 건설 크레인 원격 제어, 화물차 원격 주행, 구급차와 병원간 정보 전송 등이 특수서비스로 허용될 수 있다고 봤다.

인터넷 전체에 접속 가능한 범용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단말에서 특정 '앱'에만 전용 슬라이스를 붙이는 요금제는 불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최근 확산되는 게이밍 슬라이스에 대해서는 지침을 보류했다.

유럽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국내 규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신 3사 모두 연내 5G SA 도입을 앞둔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추진반을 구성해 혁신 서비스 창출에 나선 상태다.

국내에서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모든 데이터 트래픽을 차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현행 망 중립성 원칙은 네트워크 슬라이싱 비즈니스 모델과 구조적으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선보인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상 특수서비스 요건에 부합한 첫 사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이드라인에는 프리미엄 요금제 제공시 품질 차등을 어디까지 보장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의 특화 요금 등 B2C 서비스 발굴을 위해서는 2011년 제정된 국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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