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력 10%가 태양광…ESS 만나 '24시간 전원'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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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12일(현지시간) '배터리, 태양광 시간 한계 극복)Batteries have unlocked the era of anytime solar' 보고서〈사진·표지〉를 공개했다. 출처 : 엠버

태양광 발전이 사상 처음 세계 전력 생산의 10%를 넘어선 가운데 배터리 가격이 15년 새 95% 급락하면서 태양광의 최대 약점인 '시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낮에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담아 저녁과 밤에 공급하는 '언제든 쓸 수 있는 태양광(anytime solar)'이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최근 발표한 '배터리, 태양광 시간 한계 극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태양광은 세계 전력 생산의 10%를 처음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8.9%, 2023년 상반기 5.6%에서 3년 만에 점유율이 약 1.8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769TWh에서 1564TWh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 전체 발전량 증가율보다 태양광 발전 증가 속도가 7배 빨랐다.

태양광의 문제는 발전 시간이 낮에 몰린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태양광은 세계 전력수요의 25% 이상을 담당했다. 불과 6시간 뒤인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 사이에는 사실상 '0'으로 떨어졌다. 칠레는 정오 태양광 비중이 71%, 네덜란드는 오후 1시 58%, 독일은 정오 55%까지 올라갔지만 오후 9시에는 모두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배터리 산업이 이 시간차를 메우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산 등에 힘입어 세계 배터리 저장장치의 평균 설치비는 2010년 ㎾h당 2634달러에서 지난해 140달러로 95% 떨어졌다. 엠버(Ember)는 가격 하락과 성능·안전성·수명 향상으로 배터리가 낮의 값싼 태양광을 야간으로 옮길 수 있는 경제성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확산 속도도 가파르다. 엠버는 올해 세계 신규 배터리 설치량이 459GWh로 지난해 307GWh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물량을 모두 태양광 시간 이동에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새로 증가한 하루 태양광 발전량의 34%를 저녁 시간대로 옮길 수 있다. 2021년 4%, 지난해 18%에서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밤의 태양광'이 현실이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오후 7~9시 전력수요의 4분의 1 이상을 태양광과 배터리가 담당했다. 2023년 상반기 6.8%에서 불과 3년 만에 급증했다.

불가리아에서는 태양광과 배터리가 오후 7~9시 수요의 24%를 공급했고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도 평균 10%를 담당했다. 칠레 역시 배터리를 통해 저녁 전력수요의 10% 이상을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다.

태양광과 배터리를 함께 설치하는 방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새로 설치된 유틸리티급 태양광 설비 가운데 약 4분의 1이 배터리와 함께 구축됐다. 불가리아와 칠레는 지난해 각각 새로 설치한 배터리만으로 신규 하루 태양광 발전량의 77%, 76%를 야간으로 옮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호주는 60%였다.

배터리 확대는 태양광이 늘면서 나타나는 출력제어와 마이너스 전력가격 문제의 해법으로도 주목된다. 엠버는 태양광 보급이 앞선 시장에서 한낮에 전력이 몰리면서 마이너스 가격과 출력제어가 증가하고 태양광의 시장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의 지난해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65.1GW로 0.7% 감소해 10년 만에 처음 뒷걸음질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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