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긴장을 낮추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오래전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에게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의 비용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훈련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늘 그렇듯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정중한 태도를 보여온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한국시간으로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판하며 훈련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중단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한미연합훈련의 규모 축소를 직접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대북 유화 신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언에 앞서 15일에도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던 당시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게시하며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시 회동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잘 지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합훈련 축소가 향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대이란 정책도 함께 거론했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작업에 미국과 함께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으나 한국 측이 “아니요, 괜찮습니다(No Thanks)”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이 문제가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란 문제에 대한 한국의 협조 여부가 이번 훈련 축소 결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안보·외교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관심은 미국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UFS의 병력과 전력, 야외기동훈련 등의 규모를 실제로 어느 정도 축소할지에 쏠릴 전망이다. 동시에 북한이 이번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북미 간 대화 재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번 조치가 단순한 훈련 규모 조정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경우 한미동맹과 북미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