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킨도 북미 생산거점 확대
삼성·LG, 최대시장 공략 과제
일본 공조기업이 미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공조기업 다이킨이 북미 생산 거점을 늘린 데 이어 미쓰비시전기가 현지 생산법인을 신설, 현지화 합류를 예고했다.
냉난방공조(HVAC)를 미래 사업으로 선정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생산 전략 마련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이달 미국 오하이오주에 냉각장비 생산법인 메히츠(MEHITS US)를 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미쓰비시전기 미국 법인 산하 자회사다. 약 3000만달러(428억원)를 투자해 자동차 전장부품을 제조·공급하는 미국 현지 시설 일부를 개조·전환해 제조시설을 구축한다. 2030년까지 연간 약 6000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생산 개시 시점은 내년 4월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메히츠 설립을 통해 미국 내 냉각장비의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며 “액체냉각에 대응하는 장비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탈리아 법인에서 생산한 냉각장비를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미쓰비시전기의 미국 생산공장 설립은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파생제품 전반으로 넓히면서 수입 장비의 비용과 납기 부담이 커진 데 따른 행보다. 미쓰비시전기는 “생산에서 납품까지의 리드타임을 단축해 현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현지 법인 설립 목적을 설명했다.

일본 공조기업은 AIDC 시장 확대에 대비해 북미 생산 기반을 늘리고 있다. 다이킨은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공장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했다. 올 초에는 미국에 대형 칠러와 펌프, 배관 등을 사전 조립하는 모듈형 냉각설비 생산시설을 추가로 열었다.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이킨이 공개한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북미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약 1000억엔(90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 230억엔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버티브 등 미국·유럽 기업이 주도하는 AIDC 냉각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의 현지화 속도는 더디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6000억원 상당 수주를 확보한 데 이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엔비디아 솔루션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하지만 AIDC 냉각장비 대부분을 평택공장 등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플랙트그룹을 중심으로 북미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 거점을 둔 플랙트그룹 자회사 셈코의 데이터센터 제품군은 공랭식 장비 중심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 진입 사업자가 가격 및 서비스 경쟁력 없이 제품 기술력만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생산거점 구축을 포함한 양산능력 확충을 추진해 수주와 매출 성장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