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하나병원, 저림 위치별 신경 압박 점검
엄지·검지 저림 땐 정중신경 압박 확인
목·어깨 통증 동반 땐 경추 MRI 필요
악력저하·물건 놓침 땐 조기 진료 중요
주말 운동 중 접질린 발목은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기침이나 재채기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픈 증상도 단순 근육통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척추·관절 통증은 특별한 사고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먼저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비슷해 원인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일 수도, 목디스크 신호일 수도 있다. 다리 통증 역시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고관절 질환에 따라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도 아니다. 약해진 근력과 균형,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지 못하면 재발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이후의 재활과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전자신문은 김포 연세하나병원과 함께 기획 연재 '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을 10회에 걸쳐 선보인다. 목·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어깨·고관절·무릎·손목·발목 질환과 재활까지 일상 속 통증의 신호와 감별 지점, 치료와 관리 원칙을 각 분야 전문의 설명으로 짚어본다.

밤에 자다가 손이 저려 깨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들고 있다가 엄지와 검지 쪽이 찌릿해지는 경우가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오래 사용한 뒤 손끝 감각이 둔해지고,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잠시 나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기 쉽지만 손가락 저림이 반복되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목디스크 등 신경 압박 질환을 살펴야 한다.
저린 손가락의 위치는 눌린 신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엄지·검지·중지와 약지의 절반 부분이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먼저 의심할 수 있다. 특정 손가락보다 손 전체가 저리고 목·어깨 불편함을 동반하며 팔까지 저린 경우에는 목 신경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손 저림을 겪는 환자들은 대개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잠든 사이 손목이 구부러진 채 고정되거나 다른 신체 부위에 눌리면 손목터널 안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신경이 자극되면서 자다가 손 저림으로 깨고,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정중신경이 눌려 손가락이 저리고 힘이 약해지는 질환이다. 반면 목디스크에 의한 신경 압박은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한 통증이 팔을 따라 손까지 뻗는 양상을 보인다. 고개를 젖히거나 돌릴 때 통증과 저림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손 저림이라도 정중신경이 아닌 팔꿈치 안쪽의 척골신경이 눌리면 약지 일부와 소지, 즉 새끼손가락이 저릴 수 있다. 팔을 구부린 채 오래 있거나 팔꿈치를 기대는 자세를 지속할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압박 정도가 심하면 악력이 약해지고 손을 벌리고 오므리는 동작도 어려워진다.
이처럼 눌리는 신경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있어 전형적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전문의 진찰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다만 저린 부위가 모호하거나 근력 저하가 심할 때는 신경전도·근전도 검사로 압박 위치와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목에서 팔로 통증이 뻗거나 고개 움직임에 따라 통증 양상이 달라진다면 경추 MRI 검사가 필요하다.
초기 손목터널증후군은 야간 보조기 착용과 작업 자세 조절, 필요 시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주사 효과가 일시적이고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심한 신경 손상이 확인되면 손목터널 유리술을 고려할 수 있다. 목디스크도 약물·재활·주사 치료를 먼저 시행하지만, 근력 저하로 이어지거나 척수 압박이 확인되면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고 젓가락질, 글씨 쓰기, 문을 여는 동작까지 어려워진다면 운동신경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양손이 모두 둔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경추 척수 압박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신경 압박이 오래될수록 손 근육이 위축될 수 있으므로 손 기능의 정교함이 떨어지기 전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박종화 연세하나병원 관절센터 원장.
김포=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