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③] 걷다 쉬면 괜찮아지는 다리 통증…척추관협착증 신호

연세하나병원, 보행거리·근력저하로 원인 점검
허리디스크·혈관질환과 감별 진단 중요
MRI로 신경 통로 좁아진 정도 확인
실내자전거·물속걷기로 보행능력 유지

40~50대의 하루는 척추와 관절을 쓰는 일상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다 목이 뻐근해지고, 출근길 운전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와 다리가 당긴다.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목을 앞으로 빼기 쉽고, 점심시간 잠시 걷다 다리가 저려 쉬어 가기도 한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퇴근 뒤 장바구니를 들거나 청소·설거지·빨래를 하다 보면 손목과 어깨, 허리에 부담이 쌓인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신발을 신을 때 사타구니가 찌릿하고, 밤에는 손 저림이나 어깨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주말 운동 중 접질린 발목은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기침이나 재채기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픈 증상도 단순 근육통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척추·관절 통증은 특별한 사고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먼저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비슷해 원인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일 수도, 목디스크 신호일 수도 있다. 다리 통증 역시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고관절 질환에 따라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도 아니다. 약해진 근력과 균형,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지 못하면 재발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이후의 재활과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전자신문은 김포 연세하나병원과 함께 기획 연재 '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을 10회에 걸쳐 선보인다. 목·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어깨·고관절·무릎·손목·발목 질환과 재활까지 일상 속 통증의 신호와 감별 지점, 치료와 관리 원칙을 각 분야 전문의 설명으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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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규열 연세하나병원 병원장.

시장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몇 차례 앉아 쉬어야 하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도 부담스러워하는 증상은 고령층에서 적지 않게 나타난다. 이를 단순한 체력 저하로만 보기는 어렵다. 다리가 저리고 당겨 쉬었다가 다시 걷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20년 165만9452명에서 2024년 185만6224명으로 약 12%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도 다리 통증을 유발하지만, 발생 원리에는 차이가 있다. 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인대와 관절 등이 두꺼워지면서 신경 통로가 좁아져 통증이 나타나고,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탈출해 신경을 자극한다.

협착증의 대표적인 특징은 자세와 보행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서거나 걸을 때 허리가 펴지면서 신경 통로가 더 좁아져 다리가 저리고 당길 수 있으며,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걷기는 힘들지만 자전거는 비교적 오래 탈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를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다만 보행 시 다리 통증이 나타난다고 모두 척추질환인 것은 아니다. 다리 동맥이 좁아지는 혈관 질환도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협착증은 앉거나 허리를 굽혔을 때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혈관 질환은 자세와 관계없이 걷기를 멈추고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발이 차거나 피부색 변화, 발등 맥박 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는 MRI에서 확인되는 협착 정도와 보행 거리, 통증, 근력 저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계획한다. 경미한 증상에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신경주사나 환자 상태에 따라 신경성형술 등을 고려한다. 하체 감각 저하, 대소변 조절 장애 등이 나타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한 단계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운동 목표는 통증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보행 능력과 근육을 지키는 데 있다. 간헐적 걷기, 실내 자전거, 물속 걷기 등 증상에 맞는 유산소 운동과 복부·둔근·허벅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지규열 연세하나병원 병원장.


김포=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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