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향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과중한 업무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잘못된 조직문화가 누적돼 발생한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독립적인 진상조사와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국공노와 국공노 기후에너지환경부지부는 3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후부 소속 직원 사망 관련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국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기후부지부, 기후·환경 분야 공공기관 노동조합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숨진 기후부 2년 차 청년 사무관을 추모한 뒤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구조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국공노는 부처 개편 이후 폭증한 업무와 인력 부족,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성과 중심 조직 운영 등이 현장의 부담을 키웠다고 주장하며 이를 “예견된 인재”라고 규정했다.

은준기 국공노 기후부지부 위원장은 “부족한 인력과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성과만을 앞세운 조직 운영은 더 이상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직원의 희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인이 생전에 남긴 “이 조직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언급하며 신규 직원을 위한 체계적인 적응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은 공무원 역시 헌법이 보호하는 노동자라며 공무원의 인격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주석 공노총 위원장도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방지를 위한 이른바 '4대 법안 패키지'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위법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박기찬 한국수자원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기후·환경 분야의 위기는 공무원 조직을 넘어 산하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도 전가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후부가 면피성 대책으로 일관한다면 공공기관 노동계도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외부 전문가와 조직 구성원이 참여하는 독립적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적정 인력 확보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근절 △간부의 직원 보호 역할 강화 △신규 직원 적응체계 구축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조직문화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신설 부처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무원 노동자의 안전권과 인격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국공노는 청와대 관계자에게 진상 규명과 구조적 근무환경 개선 방안이 담긴 성명서와 요구안을 전달했다. 노조는 정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