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기준을 주택 보유기간에서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한다. 근로장려금과 월세 세액공제 등 민생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전체 조세지출의 절반가량을 정비해 세입 기반도 확충한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연간 세수효과는 약 3조4000억원 증가로 추산됐다.
먼저 정부는 부동산 세제에 '보유보다 거주' 원칙을 적용한다. 종부세는 주택 수에 따라 달라지는 현행 세율을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일화한다.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인다. 시가로 약 20억원 이하인 주택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인다. 거주 주택과 비거주 주택을 함께 보유하면 기본공제 가운데 4억원만 우선 인정하고 나머지는 전체 주택가액에서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적용한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단계적으로 높인다. 1세대 1주택자와 지방 2주택자는 60%에서 70%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포함한 다주택자는 2028년까지 80%로 올린다. 세 부담 상한은 직전 연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확대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주택의 경우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공제받지만 2029년부터 보유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 1년당 8%씩 최대 80%를 공제한다. 양도차익에 대한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설정한다.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소득 기본공제가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양도세의 50%, 최대 5억원을 감면한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는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농지로 사용하지 않는 농지와 나대지 등 비사업용 토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추가세율도 높인다.
민생 지원은 확대한다. 근로장려금 소득요건은 단독가구 기준 2200만원에서 2600만원, 맞벌이가구는 44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높인다.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180만원, 맞벌이가구 360만원으로 늘어난다. 월세 세액공제 대상 월세액 한도는 연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확대한다.
청년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월세 세액공제율 17%를 적용하고 퇴직연금 납입액에는 15% 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는 소득금액 기준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인다. 임신 이후 기업에서 받은 출산지원금과 위탁아동 보육수당도 비과세 범위에 포함한다.
아울러 정부는 전체 조세지출 241개 가운데 115개를 종료하거나 재정지원으로 전환·재설계한다.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과 외국인 관광객 숙박료 부가가치세 환급은 종료한다. 전기·수소차 개별소비세 감면과 대중교통 신용카드 추가공제 등은 단계적으로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
가업상속공제는 전문기술과 노하우 승계라는 취지에 맞게 요건을 강화하는 대신 공제 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친족이 아닌 임직원이나 동종업계 사업자에게 기업을 넘겨도 매도자 양도세 감면과 매수자 소득세·법인세 감면을 적용한다.
인위적인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한 상장주식 평가제도도 도입한다. 장기간 저주가가 이어지거나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상속·증여 시점의 주가가 급락한 기업은 국세청 심의를 거쳐 더 긴 기간의 평균 주가로 재평가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용 1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면서 일정 가액 이상 주택과 비거주·다주택의 과도한 혜택은 정상화하겠다”며 “민생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실효성이 낮은 조세지출을 과감하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