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현행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구개발 특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특례를 도입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31일 밝혔다.
개정안은 반도체 산업 종사자 가운데 연구개발 등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근로소득 수준과 업무 수행 방식 등을 고려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 52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추가 근로에 대한 보상과 건강권 보호 조치를 전제로 당사자 간 서면 합의를 거치도록 했다.
고 의원은 반도체 연구개발은 신공정과 신제품 개발, 시험 생산, 수율 개선, 장비 검증, 고객사 긴급 기술 대응 등 특정 시기에 집중적인 업무가 불가피한 만큼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로는 산업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행 제도로 인해 기업은 핵심 기술 개발과 고객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연구인력은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며, 우수 인력이 근로시간 운용이 더 유연한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본의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영국의 '주 48시간 옵트아웃' 제도 등을 거론하며 주요 경쟁국은 전문 연구인력에 대해 탄력적인 근로시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여당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규제 예외 적용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역에 따라 근로시간 제도를 달리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같은 반도체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근무 지역에 따라 근로시간 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지면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은 물론 근로자 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도체 기술은 세대 전환 속도가 빨라 연구개발 적기를 놓치면 시장 선점 기회를 회복하기 어렵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고도의 집중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근로시간 규제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