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거주 중심' 부동산세, 일관성이 관건

Photo Image
23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세제의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전환했다. 실제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는 보호하되 비거주 주택과 고가주택, 다주택자에게 돌아가던 과도한 혜택은 줄이기로 했다.

관건은 일관성이다. 그동안 부동산 세제는 집값이 오르면 강화되고 거래가 얼어붙으면 다시 완화되는 일을 반복했다.

2018년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는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보다 10%포인트, 3주택 이상에는 20%포인트를 더 부과하는 방식으로 강화됐다. 2021년에는 중과 폭이 각각 20%포인트와 30%포인트로 커졌다. 그러나 2022년 5월부터는 중과 적용이 한시적으로 배제됐고 이후 유예 기간이 거듭 연장됐다.

종부세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최고세율을 2018년 3.2%, 2021년 6%까지 높였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는 세율이 낮아지고 기본공제는 일반 납세자 6억원에서 9억원, 1세대 1주택자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됐다.

정권과 시장 상황에 따라 과세 기준과 세율, 공제액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세제가 몇 년마다 바뀌면 국민은 다음 정부의 대책을 먼저 살피게 된다. 매도와 증여, 실거주 전환 시점도 세제 개편 일정에 맞춰 조정할 유인이 생긴다. 정책이 다시 바뀔 때까지 거래를 미루는 '버티기'를 택할 수도 있다.

단기 대책은 집값 안정에 한계를 보였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7년 8·2 대책을 분석한 결과, 규제지역 지정은 시행 전후 3개월 동안 서울 집값 상승 속도를 낮췄지만 효과는 일시적이고 크기도 작았다. 장기적으로는 규제가 더 강한 투기지역의 가격 상승 속도가 오히려 빨라져 지역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됐다.

2018년 9·13 대책 역시 서울의 공시가격 3억원 초과 주택 상승률을 낮췄지만 기존 상승세를 꺾을 정도로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정부는 이번에도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 시행을 택했다. 필요한 경과조치이지만, 유예와 완화가 반복되면 '기다리면 세제가 또 바뀐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이 제도를 믿고 장기적인 주거·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거주 중심의 원칙을 세웠다면 부작용은 보완하되 방향은 지켜야 한다. 일관된 세제가 과세형평을 회복하고 주택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