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 직원 'AI 활용 업무망' 전환…외부 전송 파일 원본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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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전자신문 DB]

한국은행이 전 직원이 AI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망 문턱을 낮춘다. 대신 외부로 보내는 파일 원본을 자동 저장해 자료 반출 통제는 더 강화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직원들이 한 대의 PC에서 내부망과 외부망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전행으로 확산한다. 앞서 약 2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던 망분리 개선 시스템을 전 직원이 쓸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이다. 한은의 망분리 개선이 시범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단계로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전환은 AI 활용 기반을 넓히려는 조치다. 기존 망분리 환경에서는 내부 업무자료와 외부 인터넷 자료를 함께 활용하는 데 제약이 컸다. 외부 통계, 시장자료, 연구자료를 확인하고 이를 내부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하려면 절차가 번거로웠다. 생성형 AI 등 신기술을 실제 업무에 접목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한은은 내·외부망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확대해 이 같은 제약을 줄인다. 직원들이 외부 자료를 더 쉽게 찾고, 내부 업무와 연결해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인터넷 사용 편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 업무를 데이터와 AI 활용에 맞는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다.

보안 장치도 함께 강화한다. 한은은 외부로 전송되는 파일 원본을 자동으로 저장하는 체계를 적용한다. 직원이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보낼 때 반출이 허용된 자료의 원본을 따로 남기는 방식이다. 누가 어떤 파일을 어디로 보냈는지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나간 파일까지 사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망분리 개선에 따른 보안 우려를 줄이기 위한 핵심 장치다. AI와 외부 데이터 활용을 위해 업무망의 문을 열되, 민감한 자료가 외부로 나갔을 경우 추적할 수 있는 근거를 남기는 것이다. 한은은 통화정책, 지급결제, 금융시장 정보 등 민감한 자료를 다루는 기관인 만큼 업무 효율성과 자료 통제 사이 균형이 중요하다.

계정과 인증 관리도 전 직원 단위로 강화한다. 한은은 3000명 규모로 다중인증을 적용하고, 직원들이 업무 시스템 비밀번호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비밀번호 만료 알림과 보안 정책 적용도 중앙에서 관리한다. 내부망과 외부망을 함께 쓰는 만큼 사용자 본인 확인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금융권에서 망분리 완화는 AI 도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다만 자료 유출 우려 때문에 실제 적용은 쉽지 않았다. 한은이 파일 원본 보관, 계정관리, 다중인증을 전 직원 업무망에 함께 적용하면서 금융 공공기관의 망분리 개선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를 업무에 제대로 쓰려면 내부망과 외부망 사이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망을 여는 것 자체가 아니라, 열린 환경에서 어떤 자료가 밖으로 나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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