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창업의 성장 사다리 '팁스'…FDA 임상부터 글로벌 투자까지

실험실에서 시작된 원천기술이 글로벌 신약 개발과 첨단소재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간 투자와 정부 연구개발(R&D)을 연계하는 팁스(TIPS)를 발판으로 기술창업기업들이 임상 진입과 코스닥 상장, 글로벌 투자 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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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TIPS) 이미지

◇인벤테라, 철분 조영제로 美 FDA 임상·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인벤테라'는 팁스 R&D를 통해 발굴한 철분 기반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기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에 진입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이뤘다. 실험실 단계의 나노의약품 원천기술을 글로벌 임상과 상장으로 연결한 대표 사례다.

2018년 설립된 인벤테라는 철분 기반 T1-MRI 조영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가돌리늄 조영제를 대체할 차세대 조영제를 개발하고 있다. 설립 직후 팁스에 선정된 뒤 포스트팁스와 스케일업 팁스로 단계별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INV-001은 올해 2월 미국 FDA 임상 2상 IND 승인을 획득했고, INV-002는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준비 중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차세대 경구용 자기공명췌담관조영술(MRCP) 특화 조영제 INV-003도 비임상시험 패키지도 최근 완성했다.

철분 기반 조영제를 활용해 림프계 질환뿐 아니라 간암과 뇌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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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테라 CI.

연구 성과는 투자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졌다. 인벤테라는 지난해 목표액을 웃도는 185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4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약 20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연구개발 인력도 25명 규모로 확대하며 신약 파이프라인 고도화와 해외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벤테라 관계자는 “바이오 신약은 장기간 연구개발과 전문인력이 필요한 만큼 초기 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팁스 지원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임상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랩, 폐실리콘 기술로 글로벌 투자 유치

'첨단랩'은 폐실리콘을 활용한 질화규소 소재 기술을 양산 단계로 발전시켜 일본 글로벌 소재기업의 전략적 투자까지 유치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출신 장하준 대표가 2018년 창업한 첨단랩은 반도체·태양광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순도 폐실리콘으로 질화규소 분말과 세라믹 볼을 생산한다. 질화규소 볼은 기존 철제 제품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전기차와 로봇, 반도체 장비 등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첨단랩은 2024년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돼 질화규소 볼 국산화와 양산공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폐실리콘을 활용해 원가를 낮추고 기존 공정 대비 탄소배출량을 약 79.3% 줄이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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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랩 CI.

스케일업 팁스를 계기로 생산 기반도 빠르게 확대됐다. 현재 월 1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해 미국과 대만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평가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는 일본 우베 코퍼레이션으로부터 약 18억8000만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양산설비 구축과 공동 기술개발, 글로벌 고객사 공급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94억원에 달한다. 최근 추가 브릿지 투자 10억 원도 유치했다.

첨단랩 관계자는 “기술개발과 동시에 양산 설비 투자, 인력 확보, 해외 고객 대응 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면서 “스케일업 팁스가 기술개발에서 사업화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주관하는 팁스는 민간 운영사가 유망 기업에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R&D와 사업화를 연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 이후 5039개 기업에 총 2조2929억원을 지원했으며, '팁스' 기업들은 18조5000억원, '스케일업 팁스' 기업들은 9213억원의 후속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이 가운데 48개사는 기업공개(IPO), 96개사는 인수합병(M&A)에 성공하는 등 기술창업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벤테라 관계자는 “팁스는 연구실의 원천기술을 글로벌 임상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든든한 마중물이었다”며 “앞으로도 성장 단계에 맞춘 후속 지원이 보다 확대된다면 더 많은 딥테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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