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특별자치도는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와 농생명산업지구, 규제자유특구를 하나로 연결하며 대한민국 동물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고 23일 밝혔다.
도는 지난 6월 30일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가 최종 지정·고시됨에 따라 2027년부터 실증사업과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이번 지정은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지난해 12월 지정된 익산 동물용의약품 농생명산업지구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려인구 증가와 축산 첨단화, 바이오·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동물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 집계 결과 국내 시장도 2025년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1조 5,162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도는 이러한 흐름에 선제 대응하고자 동물용의약품을 미래 농생명산업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삼고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기반 조성에 집중해 왔다.
그 중심에는 총사업비 1470억원을 투입한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가 있다. 클러스터는 신약개발 단계별 핵심 기능을 한곳에 모아 기업이 연구개발부터 시험·평가, 시제품 생산, 임상시험,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역에서 완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023년 완공된 효능·안전성 평가센터(250억원)를 시작으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수준 시제품 생산시설(300억원·2026년 완공), 반려·특수동물 임상시험센터(300억원·2026~2029년), AI 기반 바이오팩토리(300억원·2027~2030년), 기업 입주 공간인 동물헬스 벤처타운(320억 원·2028~2030년)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특히 동물용의약품 효능·안전성 평가센터는 2024년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임상시험·비임상시험 실시기관 및 동물용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돼 허가에 필요한 공인 시험 역량을 확보했다.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는 기반 시설을 넘어 산업 생태계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제조공장과 기업부설연구소 등 9개 기업을 유치했고, 시험평가 40건(36억원)을 수행해 기업 연구개발을 뒷받침했다. 지난해에는 2025 글로벌 동물헬스케어 포럼을 열어 국내·외 산·학·연·관 협력망을 넓혔다. 인재 양성 역시 속도를 내 현장 실무형 전문인력 52명을 배출했으며, 지난 3월 전북대학교·원광대학교와 동물헬스케어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5월에는 도와 익산시, 전북대·원광대가 '그린바이오 동물헬스케어학부(가칭)' 설치 협약을 맺어 산업 수요에 기반한 중장기 양성 체계를 마련했다.
동물헬스케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이 모이고 성장할 공간도 넓어진다. 지난해 지정된 익산 농생명산업지구는 총사업비 49억5000만원을 들여 2026~2030년 익산시 월성동·마동 일원 25.6㏊에 조성한다.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와 연계해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 사업화를 촉진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올해는 산·학·연 공동활용 전문장비 구축, 기업지원 공간 리모델링과 시설 기능 보강에 나서는 한편, 동물용의약품 바이오팩토리·동물헬스 벤처타운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규제혁신은 산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규제자유특구는 총사업비 264억 원으로 2027~2030년 실증사업을 추진하며, 한국동물용의약품평가연구원을 중심으로 3개 기관·11개 기업이 참여한다.
핵심 과제는 △동물용 첨단바이오의약품·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 마련 △자가백신 대상 확대 △독성시험 제출항목 합리화 등 3개 분야다. 그동안 세부 심사 기준이 미비했던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이번 실증으로 허가 체계를 고도화한다. 자가백신은 기존 3개 질병에서 돼지유행성설사(PED),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돼지인플루엔자 등으로 넓어지고, 반려동물용 주사제·피부국소적용제의 중복 독성시험을 줄여 기간과 비용을 아낀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성분은 65개에서 192개로, 자가백신 적용 질병은 3종에서 8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 기간 동안 해외매출 19억 원, 신규고용 65명 등의 직접적인 성과와 함께 사업 종료 후에도 생산유발 935억 원, 부가가치 유발 416억 원, 고용유발 506명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한다.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농생명산업지구, 규제자유특구를 기반으로 기업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효능·안전성 평가, 시제품 생산, 임상시험,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전북에서 원스톱으로 지원받게 된다. 도는 후속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 국가연구개발사업 및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를 이어가 전후방 산업이 맞물린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민선식 전북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전북은 클러스터 구축과 농생명산업지구·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연구개발과 산업집적, 규제혁신이 맞물린 성장 기반을 갖췄다”며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동물헬스케어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