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고레로보틱스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팹) 건설 현장에서 자재 물류 자동화 검증(파일럿)을 완료했다. 대규모 반도체 팹 건설현장에서 자율주행 로봇으로 무거운 자재를 옮기고, 야간·새벽 시간대 무인 운용까지 확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고레로보틱스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약 한달간 삼성전자 평택 팹4(P4) 건설현장에 자율주행 운반 로봇 'GT-3' 2대와 'EVW-1' 1대, 롤테이너 10대를 투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로봇은 1층에서 공사 자재를 싣고 승강기와 연동해 2~5층으로 이동했다. 목표 층에 자재를 내린 뒤에는 해당 층에서 나온 폐자재를 회수, 1층 반출 구역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운행했다.
이번 운행 검증은 기존 자율주행 로봇이 주로 좌우 평면 이동에 머무르는 것과 달리, 승강기를 활용해 건물 위아래 층을 오가며 물류 흐름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GT-3는 덕트, 보온재, 폐기물 등 형태가 다른 자재를 최대 1.2톤까지 운반했다. 작업자 등 장애물이 주행 경로에 들어오면 경고 알람과 긴급 정지 기능이 작동하도록 해 현장 안전성도 높였다.
보안이 중요한 반도체 팹 건설현장 특성도 반영했다. 고레로보틱스는 로봇 카메라가 주변 설비나 공간을 촬영·학습하지 않도록 하고, 바닥에 표시된 자재 이동 구획 선을 따라 주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현장 내부 데이터가 외부로 반출되지 않도록 비인터넷망 기반 오프라인 무선 AP 환경도 적용했다.
이번 무인 운용 검증은 야간·새벽 시간대에 이뤄졌다. 주간에는 근로자 이동과 자재 운반이 승강기에 함께 몰리기 쉬운데, 자재 운반을 야간으로 분산하면 엘리베이터 대기와 현장 병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민 고레로보틱스 대표는 “보안이 중요한 반도체 팹 건설현장에 맞춰 주변 사물을 촬영·학습하지 않고도 중량 자재를 운반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했다”며 “야간 자재 운반 자동화로 승강기 병목을 줄이고, 작업자 안전과 현장 운영 효율을 함께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레로보틱스는 2023년 8월 설립된 건설로봇 스타트업이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건설현장 자재 운반 작업을 로봇으로 바꿔 현장을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손처럼 작은 물체를 집는 기술보다, 실제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1톤 이상 중량 자재를 인식·파지·운반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