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기업공개(IPO)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확인하며 역대급 신기록을 세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독점적 지위가 반영되면서, 공모가는 국내 주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최종 확정됐다.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1억7790만주의 공모 가격을 주당 149달러(약 22만4975원)로 확정했다고 10일(한국시간) 발표했다.
ADR 1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모가는 전날 한국 증시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 218만6000원(원/달러 환율 1509.9원 기준)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대형 IPO의 경우 통상 투자자 유치를 위해 공모가를 할인해 주는 것이 관례지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얹어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SK하이닉스의 HBM 및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을 높게 평가해 초과 청약이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65억700만달러(약 40조원)의 초대형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이는 2014년 중국 알리바바(250억달러)가 세운 기록을 넘어 역대 외국 기업의 미 IPO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국내 기업까지 포함하더라도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857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에 확보한 40조원의 자금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AI 시장 공략 가속화에 전량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 중인 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 구축과 차세대 AI 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된다.
고환율 상황 속에서 미국 ADR 가격이 국내 보통주보다 높게 형성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코스피 시장의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증시 간의 차익거래(어비트리지) 수요가 유입되며 주가 동조화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SKHYV'라는 종목 코드로 발행 전 조건부 거래를 시작한다. 오는 13일부터는 'SKHY'로 정규 거래가 가능하며, 공모 절차는 14일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모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