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K-바이오 '골든타임'을 3년으로 진단했다. 위탁개발생산(CDMO)·글로벌 기술수출로 저력을 입증했지만, 자본시장 경색·중국 맹추격이 겹치며 도약과 정체 갈림길에 섰다. 그가 내놓은 처방은 정부 주도 생태계형 펀드와 규제 혁파다.
이승규 부회장은 “3년 내 한국 바이오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며 “중국·일본·인도·태국까지 드라마틱하게 관련 투자를 늘리는데, 우리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이웃국 맹추격에도 한국의 저력은 뚜렷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바이오시밀러 18개 중 한국이 5개로 국가별 1위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 단위 투자를 쏟아붓는 중국이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 기술이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전임상 데이터에 의존하는 한국의 지난해 기술이전 규모가 12조원 안팎인 데 비해, 중국은 40조원에서 50조원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가 제언한 돌파구는 '생태계형 지원'이다. 정부 지원이 임상 3상 펀드와 인허가에 조각조각 흩어진 현 구조로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지원의 무게 중심을 실질적 데스밸리인 임상 2a·2b 개념입증(PoC) 단계로 앞당겨야 한다”며 “밑단을 채워야 3상 후보 물질이 나오고, 얀센에 기술을 이전한 유한양행 렉라자나 SK바이오팜 자체 상업화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성공 모델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규제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혁신 기술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릴수록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정에 걸려 관리종목으로 내몰리는 구조다. 이 부회장은 “상장 유지 요건을 맞추려 본업과 무관한 사업에 손대는 모순이 존재한다”며 “기술성장기업만이라도 법차손 산정 시 경상 연구개발비를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설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단순 부처 협의기구를 넘어 예산 편성과 사업 관리의 실권을 행사하는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혁신위가 부처에 관련 생태계 활성화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언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각 부처 간 협의를 위한 가교 역할에 멈춘다면, 제대로된 국가 바이오 혁신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현실은 냉정하다. 생태계형 펀드도, 상장 규제 개선도 논의만 오갈 뿐 매듭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첨단재생바이오법(첨생법) 규제에 묶여 국내 줄기세포 원료를 두고도 환자가 일본 원정 시술을 떠나는 현실도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혁신위에 권한만 주고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과거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타다' 하나 풀지 못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한국의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는 여전히 강력한 기회 요인인 만큼, 차세대 기술에는 네거티브 규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왜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반드시 지원해야 하는 국면이며, 지금 동력을 쥐여주지 못하면 3년 뒤 한국 바이오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