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쟁의행위 항고심 심리 종결…'바이오 연속공정' 판단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 심리가 지난 3일 마무리됐다. 개별 기업의 노사 관계를 넘어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생산공정 특수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만큼 법원 판결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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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노조법상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보안작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다.

노조법은 작업 시설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보안작업은 파업 중에도 원료나 제품의 변질·부패를 막기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업무인데 실제 생산공정 중 어디까지 보안업무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노사 간 입장이 갈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쟁의행위 제한을 신청한 일부 공정만 보안작업으로 인정했다. 이미 생산된 의약품 물질을 보관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부 마무리 공정은 쟁의행위 제한 대상에 포함했지만 세포 배양·정제 등 주요 생산공정 전반은 보안작업으로 보지 않았다.

항고심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제조가 일반 제조업과 다른 '연속공정'이라는 점이 다시 쟁점으로 부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이 세포 배양·정제·충전 등 개별 공정을 독립적으로 구별해 운영하는 구조가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긴밀히 연결된 공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세포 배양이 시작된 후에는 온도, 압력, 영양 공급, 공정 시간 등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정 단계가 중단될 경우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해당 배치 전체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데, 이 규모가 단순한 기업 손실 수준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실제 생산 현장의 운영 방식이 1심 판단과는 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 제기돼 왔다. 생산 과정 자체가 원료와 중간 산물의 변질을 막는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생산 공정을 기계적으로 나눠 보안작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산업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배양·정제 등 핵심 공정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사실상 제한될 수 있다고 반박해 왔다.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세계 중증 환자 치료에 쓰이는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도 이번 판결에 영향을 받게 된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 일정 차질로 이어질 경우 환자 생명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은 공정별로 완전히 분리해 보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면서도 “쟁의권 제한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법원이 산업 특수성과 노동권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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