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급등에 스마트폰 가격 '도미노 인상'…갤럭시Z8 영향권

Photo Image
갤럭시Z 폴드8 렌더링. (출처=안드로이드헤드라인)

인공지능(AI)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스마트폰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제조사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휴대폰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Z8 시리즈는 저장용량별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폰아레나 등 외신은 갤럭시Z 폴드8 256GB 기본형은 전작과 같은 1999달러(약 305만원) 수준을 유지하되, 512GB와 1TB 모델은 각각 80달러(약 12만원) 안팎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본형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고 메모리 원가 부담이 큰 고용량 모델부터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기존 출시한 갤럭시Z 폴드7·플립7 512GB 모델 가격도 각각 인상했다.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도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모델별로 최대 300달러(약 45만원)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아이폰 울트라는 약 2500달러(한화 약 382만원)부터 시작하며, 일부 구성은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샤오미, 비보 오포, 리얼미 등 중국 업체도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반면, 평균판매가격은 14% 상승한 52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D램과 SSD 가격이 올해 말까지 합산 130% 급등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스마트폰 가격도 13%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제조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800달러급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14%에서 올해 2분기 40%까지 확대됐다. 같은 모델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 비용은 63달러(약 9만원)에서 291달러(약 44만원)로 약 4.6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메모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가격이 작년 4분기 40~50% 급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0~50% 추가 상승했고, 2분기에는 약 20%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낸드플래시는 55~60%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3분기에도 D램 계약가격은 13~18%, 낸드플래시는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사가 메모리 용량을 줄여 원가 부담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형 AI 기능이 확산하면서 스마트폰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모두 반영하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 제조사들은 일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가격 인상 폭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스마트폰과 PC, 태블릿 등 소비자 기기 가격까지 오르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하반기 이후에도 전자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