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가 통신사 PASS(패스) 앱 모바일 신분증 확인서비스 폐지를 추진하자 통신 3사가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폐지 명분으로 내세운 위·변조 우려는 기술적 허점보다는 현장 검증 관행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통신업계는 악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QR 인증 캠페인을 공동 전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최근 행안부와 경찰청에 PASS 주민등록증·운전면허 모바일 확인서비스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을 공동 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올해 안에 PASS 모바일 신분증 확인서비스의 개편 방향을 결론 내리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경찰청도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안을 놓고 3사에 의견을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서비스를 정리하고 정부가 발급하는 모바일 주민등록증으로 일원화하려는 흐름이다.
정부가 내세운 폐지 명분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위변조 가능성이다. 청소년이 PASS 앱 화면을 위조해 판매점에 제시하다 적발된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통신업계는 서비스의 기술적 문제가 아닌 현장 검증 관행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PASS 신분증은 화면에 QR코드가 함께 표출되고 이를 촬영하면 진위가 즉시 확인된다. 일선 매장에서 육안 확인에 그치는 관행이 악용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정부 모바일 신분증 역시 동일한 방식의 위변조가 가능한 구조다.
통신 3사는 대안으로 정부에 PASS 신분증 확인서비스 악용을 막기 위한 인증 캠페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조 화면은 QR코드 촬영시 적발이 가능한 만큼, 편의점·주류업소 등에서 육안 확인에 그치지 않고 QR 인증 절차를 이행하도록 독려하자는 취지다.

PASS앱 신분증 확인서비스가 폐지되면 이용자 불편이 우려된다. 현재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660만명,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는 720만명 등 총 1380만명이 이용하는 대국민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2020년 출시돼 2024년에는 도로교통법·주민등록법 개정으로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췄다. 공항 탑승수속과 병원, 투표소 본인 확인 등에도 사용 가능하다.
발급 절차 편의성과 비용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PASS 신분증은 비대면 무료 가입이 가능하지만 정부 모바일 신분증은 QR 발급을 위해 주민센터나 면허시험장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유효기간 3년 경과와 단말 교체, 앱 재설치 때마다 재방문이 필요하다. IC칩 주민등록증을 활용한 비대면 발급도 가능하지만 수수료를 내야 한다.
통신사로서는 수익성 문제도 걸려 있다. 신분증 확인은 PASS 앱 접속을 유발하는 핵심 기능으로, 인입률이 떨어지면 광고 단가 등 부가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행안부 내부에서도 주민등록 업무 부서와 디지털 정책 부서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증업계 관계자는 “현장의 모바일 신분증 위·변조 문제는 민관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충분한 대안 없이 서비스를 강제로 폐지할 경우 이용자 반발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