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원 대표 “사춘기 아이, 잔소리보다 시스템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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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원 센터큐 대표가 사춘기 아이의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권미현 기자)

“부모에 대한 예의와 생활 관리라는 기반을 잡아야 아이가 바람직하게 성장하는 토대가 됩니다. 생활습관을 잘 기록해 데이터화시키는 시스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사춘기 자녀 교육서를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허지원 센터큐 대표는 16년 동안 수많은 초·중·고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며 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허 대표는 지난 16년간 학생들의 행동을 기록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황금률 시스템'을 정립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게임 중독, 부모와의 갈등, 학습 포기, 등교 거부까지 다양한 문제를 겪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아이들의 변화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허 대표가 강조하는 황금률 시스템은 △부모에 대한 예의와 규칙 준수 △생활 관리 △자기계발 시간의 누적 등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부모를 존중하는 태도와 규칙을 지키는 습관을 바탕으로 생활 리듬을 관리하고, 꾸준한 자기계발을 이어갈 때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출간한 책 역시 이러한 현장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지난 5월 출간한 '세상에 나쁜 사춘기는 없다'는 사춘기 자녀를 앞두거나 이미 마주하고 있는 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허 대표는 “귀엽기만 했던 아이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소통하지 않는 당황스러운 시기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미리 준비하면 잘 극복할 수 있는 성장 과정 중 하나”라고 말한다.

허 대표는 “학생들의 행동 데이터를 축적하며 어떤 아이는 변화하고 어떤 아이는 변화하지 않는 이유를 추적하기도 했는데 학생이 스스로 말하는 내용과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를 기록하고, 부모가 확인한 내용과 비교하면서 변화의 패턴을 분석했다”며 “부모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부모를 존중하는 마음과 생활 습관을 함께 갖추면 아이는 스스로 기준을 마련해 책임감과 생활습관, 예절 등이 길러진다”고 짚었다.

부모에 대한 예의와 규칙 준수는 모든 성장의 출발점이다.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 맺는 관계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신뢰와 존중, 규칙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의 패턴은 교사와 친구, 사회 구성원과의 연결로 이어진다.

허 대표는 최근 유행하는 '친구 같은 부모'라는 표현에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중요하지만, 마땅히 세워야 할 경계선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허 대표는 “부모의 권위는 억압이나 강압이 아니라 지켜야 할 기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태도며 따뜻하게 대하되, 이 선만큼은 넘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년 동안 생활이 무너진 상태에서 좋은 성적과 건강한 성장을 유지하는 아이는 보지 못했다며 생활 관리를 강조했다.

생활 관리는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다.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정리정돈, 시간관리 등은 결국 자기통제력의 결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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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사춘기는 없다 저자 허지원 대표(사진=권미현 기자)

허 대표는 방 정리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렵고 중요한 생활 규칙으로 꼽았다. 많은 부모들이 기상 시간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취침 시간이 중요하고, 취침 시간보다 앞서 잡아야 할 요소는 생활 환경이다. 그는 오랜 기간 학생들을 관찰한 결과 생활 공간이 정돈되고 수면 리듬이 안정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습 태도가 개선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황금률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약속과 보상, 페널티도 함께 운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지켜야 할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실천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반복적으로 어겼을 때 일관된 결과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허 대표는 “교육에서 성장을 끌어올리는 것만큼이나 '하방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스마트폰, 게임, 또래 문화 등 다양한 유혹에 노출되는데 평소 자기관리가 잘되던 학생도 한순간에 생활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며 “현재 교육에는 성장을 돕는 장치는 많지만 무너짐을 막아주는 시스템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영재 학생들조차 생활 리듬이 흔들리면서 성장 궤도에서 이탈해 센터를 찾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부모는 문제가 발생한 뒤 개입하기보다 무너지기 전에 위험 신호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기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말로 듣는 것과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은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며 “아이들을 기록하고 스스로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는 순간 변화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의 데이터와 철학은 개인화된 AI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센터큐에서는 학생이 직접 보고한 내용과 부모가 확인한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 생활 습관 변화 속도, 학습 지속성 등을 데이터로 분석해 학생별 성장 패턴을 파악한다. 16년 동안 축적한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 시스템은 학생마다 성장 속도와 특성에 맞춘 초개인화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AI 시대 사춘기 아이들은 어떤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할까. 그는 단순한 학력이나 스펙보다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대표는 “학생들이 입시 준비를 넘어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부모에 대한 예의와 생활 관리 같은 성장의 기반 위에 학습과 진로 설계가 쌓여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잔소리가 아니라 구조”라며 “부모가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고 입시와 취업을 넘어, 경제적으로 독립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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