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에서 강력한 연쇄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수도 카라카스의 건물이 붕괴하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4일 저녁(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리브해 연안의 모론 공동체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진원의 깊이는 22km이며,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8km 떨어진 지점이다.
이어 불과 1분 뒤인 오후 6시 직후, 모론 소도시에서 남서쪽으로 16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5의 더 강력한 2차 지진이 재차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에서 한 세기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규모의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됐다.
퇴근길 무렵 발생한 이번 강진으로 카라카스 시내 중심가의 대형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공포에 질린 시민들은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식당과 상점이 밀집한 일부 중심가 격인 두 개 지역에서는 대형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내부 가구들이 그대로 노출됐고, 자욱한 먼지 구름이 도심을 뒤덮었다. 시민들은 해가 진 후에도 여진의 공포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반려동물을 안고 거리나 노상에 주저앉아 불안감을 호소했다.

카라카스 주민 헥터 리치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완만하게 시작하더니 점차 흔들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결국 이웃 모두가 집을 버리고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디오스다도 카벨로 베네수엘라 내무부 장관은 국영 방송을 통해 “이번 지진의 진동이 여러 주에서 감지됐다”고 밝히며, 특히 카라카스의 알타미라 지역에서 주택과 건물이 붕괴하는 등 '우려스러운 상황'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구급차 등 비상 차량의 통행을 위해 운전자들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부상자 구호 및 수색 작업을 위한 재난 대응 프로토콜을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카벨로 장관은 “여진으로 인한 추가 구조물 붕괴 위험이 있으니 당분간 야외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하며, 어린이와 노약자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지진의 여파로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버진아일랜드와 도미니카 공화국 일대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푸에르토리코에 내려졌던 쓰나미 경보는 곧바로 해제됐다.
한편 지질학적으로 베네수엘라는 여러 단층선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남미 판과 카리브해 판이 맞물리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멕시코나 칠레 등 불의 고리(환태평양 지진대) 주변국에 비해 지진 발생 빈도가 훨씬 낮다. 이번처럼 대형 강진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