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돌파하며 연금을 인공지능(AI)으로 관리·운용하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AI가 종목을 추천해 주는 것을 넘어 직접 자동으로 운용하는 연금투자 방식까지 도입되며 퇴직연금에서 AI 활용 범위가 커졌다.
AI를 활용한 퇴직연금 운용은 고객 대신 AI가 운용을 지시하는 '일임형' 유형이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며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형퇴직연금(IRP)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4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는 모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일임형을, 미래에셋증권은 상품추천서비스 방식으로 운영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를 7월 출시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42조4411억원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이다. 이어 삼성증권(23조2681억원), 한국투자증권(22조5945억원), NH투자증권(10조754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미래에셋증권(18조1165원), 삼성증권(10조3997억원), 한국투자증권(8조8135억원), NH투자증권(4조1422억원) 규모를 보였다.
퇴직연금 운용 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흐름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난 5월 가입계좌 수가 6만5651개로 2025년 3월(3만5519개) 대비 1.84배 이상 늘었고 평가 금액은 2.57배 늘어난 6조9783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배분 상품선택 변경시점을 판단해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위험 유형에 따라 시장 상황을 반영한 공모펀드 포트폴리오를 생성한다. 고객 개별 포지션을 모니터링하며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 카톡 알림을 제공하고 고객 승인을 통해 적절한 포지션으로 교체해 매매한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동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일임형 서비스를 운영한다. 일임형의 경우 투자일임업자와 퇴직연금 사업자가 다르고, 다수의 업자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어 고객 선택지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세 곳 모두 투자를 일임할 운용사를 여러 곳 두고 있다. 고객이 퇴직연금 운용사를 고르고 한도 내에서 가입 금액을 입력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종목 선택부터 매매까지 관리한다.
삼성증권은 디셈버앤컴퍼니, 쿼터백자산운용이 퇴직연금을 운용해 고객이 원하는 운용 회사를 고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 운용사가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셈버앤컴퍼니, 업라이즈투자자문, 쿼터백자산운용 4곳으로 가장 많다.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AI 시스템과 콴텍이 퇴직연금을 운용한다.
퇴직연금 솔루션 기업 조이앤비즈도 'AI연금매니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품정보를 추천하고 고객의 질문 내용을 분석해 가입 유형과 질문을 파악한 뒤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일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최근 1년간 30~40%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증시가 좋을 때뿐 아니라 하락장일 때도 유용하다”며 “방어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때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대응해 줘 편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