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국내 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한국이 중국 휴머노이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지만, 초기인 국내 로봇 산업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기업의 국내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양대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불리는 애지봇은 국내 기업과 손잡고 제조 현장 실증에 나섰고, 유니트리는 저가형 휴머노이드로 연구·교육·기업 실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발하는 기업은 대기업 계열을 제외하면 소수로 대부분 연구개발(R&D)과 초기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감속기,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기업도 이제 실적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5'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 29만5000대로 세계 신규 설치량의 54%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내수 시장에서 공급망과 양산 체계를 확보한 뒤 해외 시장으로 나올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휴머노이드는 초기 데이터와 현장 운용 경험이 중요한데, 저가 중국산 제품이 먼저 보급되면 국내 기업은 자체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쌓을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제품이 해외 기업 중심으로 형성되면 국내 부품사의 공급망 진입도 어려워질 수 있다.
국내 부품업계는 서빙로봇 시장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로봇기업 대표는 “서빙로봇은 국내 기업들이 먼저 시장을 열었지만 중국 업체들이 자금력과 생산력, 저가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가져간 측면이 있다”며 “휴머노이드와 다른 로봇 산업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모터, 감속기, 제어보드 등 핵심 부품을 자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춰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로봇·부품 기업이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 진입을 막기보다 국내 기업이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시장이 제조·서비스 현장을 모두 갖춘 테스트베드인 만큼 국산 휴머노이드와 부품 생태계가 초기 실증과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중국 로봇 산업이 성장·상장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중국은 군, 경찰, 소방 등 공공 영역에서 먼저 수요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영역은 인건비가 낮아 로봇 도입의 투자 대비 효과(ROI)를 만들기 쉽지 않은 만큼 수출 시장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경쟁하려면 한국도 정부가 로봇 생태계 정책을 정교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