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깊은 인간”…정용화 GIST 대외부총장, '라스트 휴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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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휴먼' 표지.

정용화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외부총장이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존재의 의미와 미래 문명의 방향을 성찰한 신간 '라스트 휴먼'을 출간했다.

'라스트 휴먼'은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 인간의 자리 자체를 흔들기 시작한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기술 발전의 가능성과 위험을 넘어 AI 이후 인간의 삶과 자유, 공동체와 영성의 미래를 함께 사유한다는 점에서 기존 AI 담론과 차별화된다.

저자인 정용화 대외부총장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에서 학·석·박사를 취득했으며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 △연세대 연구교수 △하버드대 및 동경대 객원연구원 △북경대 방문학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4년 1월부터 GIST 대외부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정 부총장은 GIST 재직 중 과학기술 연구개발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학생들과의 'AI 특론: AI 시대의 인간다움' 강의를 통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더욱 깊이 성찰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현장에 인문·사회과학적 관점을 접목해 AI 시대의 새로운 인간상을 모색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저서에서 AI 문제를 기술윤리나 노동 대체의 관점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 진화와 문명 전환의 차원으로 확장해 접근한다. 생성형 AI, 디지털 통제, 자유민주주의 위기, 자본주의의 한계, 기후위기 문제를 하나의 문명 비판 틀 안에서 통합적으로 조망하며, 문제의 핵심이 기술 자체보다 인간 이해의 협소함에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인간을 경쟁적·도구적 존재로 바라보는 기존 인간관을 넘어, 관계적 존재론과 상호의존의 윤리, 지성·감성·영성의 조화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다.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를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스피리투스'로의 전환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인간이 아니라 더 깊은 인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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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GIST 대외부총장.

AI 시대 인간에게 남는 마지막 고유성은 '영성'과 내면의 성숙에 있다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기술 발전만으로 인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며, 인간 진화의 다음 단계는 능력의 확장이 아니라 존재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한다. 경쟁과 지배의 문명을 넘어 공감과 상생의 문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다.

'멋진 신세계'(1932)를 소환해 기술 문명이 인간 삶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성찰하는 점도 눈에 띈다. 인간을 '규격화된 존재'로 풍자했던 올더스 헉슬리의 문제의식이 오늘날 AI·생명공학 시대와 맞닿아 있다고 진단하며,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기술 혁명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자기 혁명'이라고 말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인류 진화와 기술 발전, 미래 상상력을 다루고, 제2부에서는 AI가 인간 존재와 민주주의, 자본주의 체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어 제3부에서는 현대 문명의 문제를 '경제적 인간'과 도구적 이성 중심의 인간관에서 찾고, 제4부에서는 관계적 존재론과 '정다운 사회'라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제안한다.

정 부총장은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은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에 있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 내면의 성숙과 관계의 회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스트 휴먼'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라기보다,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사유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책”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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